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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전라도

배롱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담양 명옥헌..

 

늦여름 배롱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담양 명옥헌.. (여행일자 2017년 9월22일)

 

3년전 경상도 책을 쓰기위해 정신없이 경상도를 오고 가고 했을때 잠깐 시간을 내서 들렀던 담양 명옥헌에서의

배롱나무 꽃이 9월이면 생각난다.. 배롱나무 꽃은 경상도여행때 울진 도화공원에서 봤던 강렬한 느낌에 그때부터

배롱나무 꽃을 좋아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안동여행때 병산서원과 구례화엄사까지 9월에는 배롱나무 꽃을

보러갈 기회가 항상 있었다..  늦여름이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풀숲에 모기가 장단지를 물어도 간지러운줄 모르고

사진찍는데 정신 팔렸던 명옥헌을 지금은 코로나로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또 갈수없어서 그리운 마음만 간절하다..

 

 

 

 

 

 

 

전남 담양에 위치한 명옥헌은 오희도 넷째 아들인 오이정이 부친의 뒤를 이어 글을 읽고 많은 책을 썼던 별장이다..

이름이 없었던 명옥헌을 당시 우암 송시열이 제자였던 오기석을 아끼는 마음에 명옥헌이라 이름짓고 계곡 바위에

이름을 새겼다고 하는데 명옥헌 왼쪽으로 시냇물이 흐르는 작은 계곡 인데도 물이 끊이지 않고 바위를 두드리는

소리가 구슬이 부딪하는 소리 같다 하여 명옥헌이라 이름을 지었고 그후 오기석 손자인 오대경이 이곳에 연못을

파고 정자를 세웠다.. 연못 가운데 동그런 섬은 하늘이 둥글고 땅이 네모하다는 천원지방사상이 담겨져 있다한다..

연못 주변으로는 적송을 심고 배롱나무를 심었다.. 배롱나무에 꽃이 피면 그 화려함으로 눈을 뗄수가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 직접 보니 연못에 떨어진 배롱꽃과 나무에 피어있는 꽃은 어찌나 아름다운지 그 모습에 정신까지 혼미하다..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만들어진 명옥헌은 아주 작은 정자이다.. 정자 가운데 방이 있으며 ㅁ자 모양 마루를 놓은 

모습은 담양에 소쇄원과 닮아 있다고 한다.. 이런 형식은 호남지역의 정자의 모습인데 담양에는 이런모양의 정자가 

많이 있는곳으로 알고 있다..  방이 있는 정자에서는 공부를 했던 교육장소로도 쓰여졌다고 한다..  정자앞 연못에는

지금은 지고없지만 연꽃이 소담스럽게 핀다고한다.. 툇마루에 바라보는 풍경은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듯 묵직하다

 

 

 

 

 

 

 

 

배롱나무를 백일홍나무라고도 부르고 부처꽃과에 속해있는 나무로 절에 많이 심었다고 하는데 출가 수행자들이

껍질을 벗는 배롱나무처럼 세속의 삶과 욕망을 떨쳐버리라는 의미도 있어서 사찰에 가면 심심찮게 배롱나무를 볼수

있다..  배롱나무처럼 청렴한 성품을 닮으라는 의미로 서원이나 종가집에 주로 심기도 했다는데 배롱나무 줄기가 사람의

뼈를 닮았다하여 집에는 심지않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져온다..  백일동안 피고 진다해서 백일홍나무라 부르기도한다.. 

꽃들에게는 저마다 전설 한가지씩은 다 가지고 있듯 백일홍 배롱나무에도 얽힌 슬픈 이야기가 전해져오고 있다.. 

 

 

 

 

 

 

 

 

어느 바닷가 마을에 머리 세개가 달린 이무기가 살고 있으면서 마을 사람들을 잡아가고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기에

한해 한번 마을처녀를 한명씩 제물로 받치기로 했다고한다.. 그렇게 마을에 처녀가 한명씩 제물로 받치기로 했던 날

처녀를 연모하던 청년이 이무기를 죽이기위해 처녀의 옷을 입고 이무기를 기다려 목을 베었는데 두개의 목이 베어진

채로 이무기는 도망가고 이무기 목을 마져 베기위해 배를 타고 떠나면서 목을 베면 배에 흰깃발을.. 실패하게 되면

붉은색 깃발을 걸거라 말하며 이무기를 찾아 떠났다고 한다..  처녀는 청년이 이무기를 죽이고 돌아오기를 기도했고

백일이 되던날 배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바닷가로 가서 배에 걸린 깃발을 확인하였으나 흰색이 아닌 빨간색 깃발을

보는 순간 벼랑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청년이 이무기를 죽이는 순간 이무기의 피가 뿜어져 흰깃발을 붉게

물들게 했는데 청년은 이무기를 죽였다는 기쁨을 빨리 알리고자 깃발을 미쳐 확인을 못한채 마을로 향했다한다..

그후 그 청년도 처녀를 따라 몸을 던졌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이 두사람을 묻어주었는데 그 무덤가에 나무가 자라

백일동안 붉은꽃을 피었고 그 꽃이 지금의 백일홍꽃으로 핀다는 애절하고도 애틋한 전설이 전해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