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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제주도

해병대지원 입대하는 아들과 제주도 추억만들기 여행 3박4일..

 

 

 

 

9월29일 월요일 해병대 지원입대하는 아들과 제주도 3박4일여행.. (여행일자 2014년 9월2일)

 

추석명절을 지나고 군입대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품안에 자식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세상에 둘도없는

아들이 9월29일 월요일 해병대 지원입대를 한다.. 남편이자 남자친구 그리고 팔짱끼면서 심야영화도 봤던

애인과도 같은 존재였던 아들인데 이제는 나라를 지키는 대한민국의 아들로 거듭날수 있도록 놓아줘야 한다..

시국이 좋지않은데 군대를 가게되서 걱정이라고 나보다 한발앞서 걱정을 하지만 그래도 어차피 다녀올거

빨리 그리고 한살이라도 더 젊었을때 다녀오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고 아들과 이야기를 했던터라

군입대 날짜를 접했을때는 생각보다 덤덤해져 모든걸 받아들이는 내 감정을 느낄수가 있었다..

막상 해병대 훈련을 받으러 포항으로 떠나는 날이 되면 추수리도 못할정도로 울지도 모르겠지만..

아들과 같이 있을 짧은 시간 동안만이라도 추억거리를 잔뜩 만들어 놓을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에

아들과 단둘이 3박4일동안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어려서는 이곳저곳 여행도 참 많이 다녔는데 참으로 오랜만에 아들과 떠난 여행이였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자마자 잠이 들었던 아들녀석은 밤새 모기때문에 잠을 못잤다고 한다..

엄마랑 떠나는 여행의 설레임으로 잠못이뤘다고 혼자서 착각을 해본다.. 사실 나도 잠을 못잤으니까

바람이 불었지만 하늘이 맑았던 날.. 하늘에서 바라본 제주도의 풍경은 오랜만에 왔는데도

무척이나 정겨운 모습이다.. 아들은 제주도가 처음은 아니다 고등학교 2학년에 왔었는데

그때는 학생이였고 그냥 제주도는 좋다.. 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왔던지라 커다란 감흥은 없었다 한다

 

용두암가자고..? 학교에서 제주도 왔을때 보지않았어..?  하고 물어봤더니 가서봐야 할수있단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랜트한 차로 용두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제주도 여행이 시작된다..

용머리처럼 생긴 바위를 보더니 왔던곳이라고 한다..  친구들이랑 여행왔다는 그것만으로

들떠있어서 분명 이야기를 했었는데도 명소이름이 선뜩 생각이 안났던 모양이다..

 이번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을 만들어 줘야겠다 생각해본다

파도가 심했다면 용두암주변으로 해산물을 파는 할머니들이 없었을텐데 오늘은 다행히

싱싱한 해삼과 전복을 팔고 있었다.. 배는 부르지만 그래도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한접시에

3만원하는 해산물을 2만원어치만 달라고 해선 아들과 함께 한라산소주를 나눠 마셨다.

소주한잔 따라 주자마자 단숨에 마셔버리는 아들을 보고 있으러니 언제 이렇게 커버렸는지

행여나 다칠까바 꽁꽁 싸매고 다녔던때가 엇그제 같은데 새삼 스럽다..

 

 

 

 

 

 

 

 

 

숙소가 있는 성산포로 가는길에는 제주도의 푸른빛 바다를 보여주기 위해서 해안도로를 따라 움직였다

여느 바다하곤 다른 에메랄드빛을 띠고있는 바다는 흐린날씨탓에 실력발휘를 못했다..  적잖이 불어대는 바람에

이곳이 제주도이고 바람, 여자 그리고 돌맹이가 제주도에는 유독많다고 그래서 삼다도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돌맹이가 검은색 현무암인것도 신기해 했지만 빨래처럼 널려있는 오징어 모습에 더 눈길이 가는모양이다

해풍에 먹기좋게 말라가고있는 오징어 한마리 구어달래서 먹으며 제주바다를 감상 했다

제주도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오랜만에 만난 동생과 회포를 풀어본다..

 

 

 

 

 

 

 

 

 

긴장이 풀린탓도 있었고 동생의 세심한 배려로 한번을 깨지않고 아들이랑 꿀잠을 자고 일어났다..

일어나자마자 무슨 밥맛이 있겠어.. 냄새좋게 구어놓은 식빵 두조각에 잼을 발라 커피에 먹으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아침인걸..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는 촉촉하게 내리는 비와 잘 어울렸다

비는 내렸지만 아들이 가고싶어하는곳으로 움직여보기로 했다.. 철저하게 아들을 위한 여행이였기에..

 

 

 

 

 

 

 

 

 

 

 

 

 

 

 

신비롭거나 제주스러운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바다를 보는걸로 만족한다며 입장료를 내야하는곳은 피해다녔다..

아마도 엄마가 허튼곳에 돈을 쓰는걸 말리고 싶었던 배려였는지도 모르겠다...  제주 녹차밭고 가고싶었고

미로공원이나 육지에서는 가보기 힘든곳이라면 입장료가 아무리 비싼곳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괸한 돈낭비라고 일침해버리는 아들때문에 비싼입장료도 굳었지만  일찍 철들어버린 아들이 고맙고 미안했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 돌기둥을 세워놓은듯 신비로운 주상절리 그리고 정방폭포를 보고났더니

하루가 금방 지나가 버렸다.. 산방산을 보면서 용머리해안을 걷고 싶었지만 비가 오는 이유로 산책로는 폐쇄되었다

이번엔 아들하고 걸을수 있겠지.. 라는 기대를 가지고 왔건만 허탕이였다... 바람은 없었고 파도도 잔잔했지만 

비가 와서 위험할까바 폐쇄를 했다고 한다.. 조금은 아쉬웠지만 숙소로 가기전 제주도의 가장 환상적인 도로

1100도로를 따라 드라이브 한걸로 만족해야 했다..

 

 

 

 

 

 

 

제주도 여행 3일째 되는날에는 아들과 한라산백록담까지 올라가자고 약속을 했었다.. 전날 일찍 잠을 잤고

숙소에서는 5시에 나와 성판악에 6시전에 도착해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기로 했다..  졸린눈을 비빈채로

김밥두줄에 우동한그릇을 나눠먹고 간단하게 간식을 준비해서 6시30분에 본격적인 한라산산행을 시작했다.. 

1950미터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높은산 한라산백록담은 한쪽 폐가 안좋은 나로썬 산행이 가능할까 싶었는데

아들과 함께 했다는 이유만으로 남들은 9시간30분에서 10시간 걸린다는 산행시간을 11시간이나 걸려 끝냈다

지루하게 올라가야했고 지루하게 내려와야 했지만 3대가 덕을 쌓아야만 볼수있다는 한라산백록담의 물과

백록담의 멋스러운 산능성이를 운좋게 보고 내려올수 있었다... 우리가 하산할때쯤 올라가는 사람들은

안개와 구름에 가려져 보지 못하고 내려왔다고 하던데 정말 운이 좋았던 모양이다...

악으로 깡으로 올랐던 한라산은 다리에 알이 베겨서 이틀동안 아파서 걷지 못하는 근육통을 선물로줬다.

 

 

 

 

 

 

 

 

백록담의 환상적인 모습을 보면서 감동에 복받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버렸다.. 그리고 아들을 안으며

고맙다고 연신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폐가 좋지않아 한쪽폐로는 호흡조절이 맘처럼 되지않아 숨이차서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는 엄마를 묵묵히 지켜봐주면서 속으로 응원해준 아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남들은 훈련 고되고 힘든 해병대를 왜 지원해서 입대를 하게하냐고 다들 말리지 않은 나한테 모라고 하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났으면 군대는 다녀와야하고 기왕이면 남자다움을 더 느낄수있는 해병대나

수색대로 가고 싶다고 입버릇 처럼 말을 했던지라 해병대 지원한거에 대해선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복무기간 아무리 혹독한 훈련이라 할지라도 잘 견디며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꺼라 믿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내려다 바라본 우리나라는 또 왜그리 아름다운지...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나라를

조만간 아들이 지켜줄꺼란 생각에 마음도 든든해지고 뿌듯해짐을 느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아들은 전날 한라산 산행이 힘들었는지 세상모르고 또 잠을 자고 있었다..

 

짧았지만 굵었던 3박4일 제주도 여행은 내 생애 잊지못할 여행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