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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제주도

멀미로 고생했지만 지금은 바람도 그리운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멀미로 고생했지만 바람도 정겨웠던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여행일자 2014년 11월 17일)

 

우리나라에서 바람 많기로 유명한 제주도.. 바람이 많이 불었던 날 제주도는 소문답게 실망을 주지 않았다..

유독 배멀미가 심한터라 섬 여행이라면 두어번 갈등을 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이번 제주도 여행때는

절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우리나라 최남단 섬 마라도 여행이였기에 멀미는 생각하기 않기로 했다..

가을 시즌이 시작하고부터 제주도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고 그중 마라도도 있었기에 더 갈망스러웠던 마라도였다

봄이 시작되는 4월 5월이면 초록색 청보리가 자라서 더 아름답겠지만 짙어가는 가을철 마라도도 그렇게 나쁘지

않을거같았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마라도는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그 기대감으로 설레이게 한다..

 

 

 

 

 

 

 

모슬포항에서 출발할때는 그깟 파도쯤 그깟 멀미쯤 우습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마라도와 가까와 질때는

앉아 있는거 자체도 힘이 들 정도로 배가 휘청거리고 뱃속마저 울렁 거리기 시작했다..  설마 죽기야 하겠어.. 하고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켜봤지만 정말 이러다가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파도가 심해지고 급기야는

배가 뒤집힐듯 요동을 쳤다.. 그 덕에 멀미로 인해서 하늘이 노랗게 변했다는 이야기를 경험 하게되었다..

  이제 죽었구나 하고 생각했을때는 멀리 마라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과연 살아서 저 섬을 밟아볼수 있을까...

 

천연기념물 제423호로 지정된 마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에 있는 섬이며 하늘에서 보면 고구마처럼 생겼다고한다

모슬포항을 기점으로 11km 떨어져있고 원래는 가파리에 속해져있었지만 1981년에 마라도로 분리되어 있다..

원래는 나무도 많고 숲을 이루고 있었지만 1883년 제주목사로 부터 개간허간을 받은 섬주민이 화전을 시작했고

섬주민중 한명이 달밤에 퉁소를 불었을때 뱀들이 몰려들자 섬전체 숲에 불을 놓아 태워버렸다고 하는데

타기 시작한 나무는 백일이 되어서야 끝이 났으며 뱀들은 꼬리를 물고 동쪽지방으로 건너갔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마라도에는 뱀과 개구리는 없단다..  마라도를 다른말로 바람의왕국이라고 했다..

섬 전체가 탁 트였기에 사방팔방에서 끊임없이 바람이 불어대고 더군다나 해무나 안개가

자주끼고 비오면 금방 개이고 햇빛 나오면 또 비오는 고르지 못한 일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섬에 용천수가 없어서 빗물을 모았다가 여과시켜 생활용수로 쓰고 있고 전복이나 소라 톳과 미역을 채취해서

향토음식과 광고로 유명해진 자장면을 팔아서 소득을 올린다고 하는데 마라도에서 자장면은 꼭 먹어야할

향토 음식이 된거같다.. 검은색 현무암으로 하얀파도가 부서지면 그 소리에 놀란 갈매기들은 무리지어 날개짓한다

섬의 끝과 끝이 보이는 마라도는 섬전체를 걷는데만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던거 같다...

마라도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달팽이를 닮은 성당과 우리나라의 최남단 지역을 알리는 기념비

그리고 1915년에 마라도에서 가장 높은곳에 세워진 하얀 마라도 등대는 에메랄드빛 제주 바다와 어울린다

차갑지만 때론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은 목을 휘감아 목도리를 대신해 줬으며 어깨를 감싸 안아주었던

부드러운 손길은 여행을 다녀온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옆에 있는듯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마라도는 없는거 빼곤 다 있었다..  마라도 분교를 시작으로 아주 작은 절과 성당 그리고 오래된 교회도 있었다

가을이라 갈대는 더없이 고운빛깔이였다..  바람이 이끄는 대로 힘없이 움직이는것처럼 보이지만 부러지지 않으니

바람이 많이 부는 마라도에선 갈대만 유독 돋보인다..  애기업개의 슬픈 전설을 가지고 있는 마라도는 예전에는 신비롭게

여겨 접근을 꺼렸던 섬이였지만 지금은 하루에 1,5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고 한다..

섬주변 해안을 걷다보면 기암절벽이 섬전체를 이루고 있었고 오랜 해풍으로 인하여 깨지고 다듬어진 흔적이란다

 

 

 

 

 

 

 

 

 

 

 

 

 

 

 

 

 

 

 

바람이 좀 잔잔해 졌을까..  출항시간이 다 되어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으러니 더 높아진 파도와

더 심하게 불어대는 바람이 원망스럽다.. 답답하면 더 심해지는 멀미를 잠깐 피해보기 위해 2층 의자에 앉아

있어도 봤지만 파도가 덮쳐서 앉아 있기 조차 힘들게 한다..  멀미로 축축 쳐지는 몸둥아리를 심하게 요동치는

배와 파도에 맡겨 보는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인거 같아 모슬포항에 도착할때까지 눈도 뜨지 못한채 죽은듯

있어야만 했다.. 점점 더 심해지는 멀미를 그저 걱정만 해야했던  그 마음이 내 심장까지 전달될때쯤  모슬포항에

도착했고 난 다시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수가 있었다..   힘들게 다녀온 만큼 더 기억속에 오래 남아 있는 마라도..

갈색풀숲들이 초록색으로 익을때쯤 다시 가고싶은곳이다.. 그때도 멀미로 고생을 좀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