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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경상도

마을 지형이 매화꽃을 닮은 고풍스런 마을 칠곡 매원마을..

 

 

 

 

 

마을 지형이 매화꽃을 닮은 고풍스런 칠곡 매원마을.. (여행일자 2015년 9월28일)

 

가을을 채 느끼기도 전에 벌써 겨울이 온 듯하다.. 흐렸다 비오고 비오고 흐렸다가를 몇번 반복하더니

비가 어느새 눈으로 바뀌면서 가을은 가고 겨울이 시작되는걸 알린다.. 밤새 강원도에 내렸다는 눈소식이

반갑지만은 않다는걸 나이가 40 중반을 넘고 나니 실감하겠다.. 매번 가을은 겨울에 떠밀려 향내조차
풍기지 못한채 신발도 신지 못하고 도망치듯 가버린다.. 철들고 부터 내가 느꼈던 가을은 항상 그랬다..

올해 줄기차게 다녔던 경상도 여행기도 슬슬 마무리 할때가 되었지만 아직 초안도 잡아 놓지않고

게으름을 피고 있으니 걱정스럽기도하고 겨울이라고 춥다는 이유로 더 게을러질게 뻔한 내 몸뚱아리는

어찌된게 바쁘다는걸 도통 느낄수가 없으니 나이를 먹어가면 피부에 닿는 다급함도 무뎌지는 모양이다..

 

 

 

 

 

 

 

 

 

 

 

 

깨진 기왓장이 끼어져 있었고 길거리에 아무렇게 굴러다니던 돌맹이를 주워다가 박아 놓은거 같기도하고

매원마을의 담장은 불규칙하게 생겨먹은 모양 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나름 정해진 순서대로 담장을

만들어 놓았다.. 이런모습 반갑고 정겹다..  좀 더 일찍 왔으면 매원마을에 피어있는 연꽃을 구경했을텐데

덩그러니 남아있는 연씨앗만 무심하다..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물형 가운데 매화낙지형으로 용두산과 죽곡산

아망산 금무산 산두산 그리고 자고산으로 둘러 쌓여있는 모습이 매화꽃과 같다고 붙혀진 이름도 이쁜

매원마을은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 그리고 이곳 매원마을을 일컬어 영남 3대 반촌으로 전해오고 있다

맨처음 살았던 사람은 야성송씨와 벽진 이씨가 살았었고 광주이씨 이윤우가 이곳으로 들어오면서부터

집성촌을 이루게되면서 번성기때는 400여채가 넘는 가옥이 있었지만 6.25 한국전쟁으로 인해

마을에 가옥들이 대부분 소실되는 안타까운일도 겪어야 했었다.. 지금은 고택 60여채만 남아서

전통마을로 연명하니 다행이다..  남아있는 가옥에서는 오랜세월을 이야기하는듯했다...

 

 

 

 

 

 

 

 

 

 

 

 

 

 

 

 

 

 

 

 

 

 

 

 

9월의 햇살은 여름보다 더 뜨겁다는걸 느끼겠다.. 햇빛은 뜨겁고 갈증도 났고 준비해간 물도 없으니

때마침 눈에 들어오는 전통찻집 그대가 꽃.. 에서의 달콤 시원한 오미자차는 아직도 잊을수가없다

주인장은 진주댁이라고 불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염색도 하고 차도 끓이고 그리고 자수까지

못하는게 없을정도니 그 손끝도 야무지다.. 만들어놓은 작품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니 오후 햇살이 조금은

온순해진듯 하고 다시 매원마을을 돌아보기로 했다..

 

 

 

 

 

 

 

 

 

 

 

 

삐그덕~ 나무 대문은 소리도 참 요란하다.. 혹시나 주인이 놀래서 달려나올까바 조심스럽게 문을

열려고 한것뿐인데 오래된 나무대문은 집주인한테 불청객의 방문을 알리기라고 하는듯 소리를 냈다..

손녀가 할아버지집에 놀러온 모양이다.. 마당에 깔려있는 잔디밭위로 진분홍색 유모차에는

단발머리 꼬마아가씨가 타고 있었고 보기에도 말끔해 보이는 어르신이 유모차를 밀다말고 쳐다본다..

집구경을 할수 있을까요.. 라는 말에 시원한 차를 내주고 직접 재배했다면서 자두도 맛보게 해준다..

여행하면서 느는거라곤 뻔뻔함 그리고  이런 후한 대접을 받고 나면 보람을 느낀다...

 

 

 

 

 

 

 

 

 

 

 

 

문화재자료 제620호로 지정된 지경당이라고 했다.. 마당에는 우물이 있었고 하얀창호지를 발라놓은

방문은 옛가옥의 운치를 더 한다.. 텃마루에 앉아 먼산을 보니 그 모습 또한 예사롭지 않다..

바람이 통하는 길목과 그래서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고 하면서 경북 남부지역에서만

볼수 있는 가옥의 특색을 이야기를 해준다.. 선인장 처럼 자라고 있는  와송은 그 세월을 이야기하고

그것 또한 한폭의 그림을 보는듯하다..  아직 갈길도 먼데 그곳에서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좀처럼 엉덩이를 떼지 못하게 한다..

 

 

 

 

 

 

 

 

 

 

 

 

어느지방을 가든 전통한옥마을이 많다.. 아직까지도 우리나라에 이런곳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인지

매원마을을 떠나오면서 우리것을 지키고 아끼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아직도 살아있어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게 기분좋게 한다..  젊었을때는 몰랐던 옛스러움의 편안함.. 지금 세대를 살고 있는 젊은사람들이

그런 편안한 맛을 느낄때까지 전통마을은 사라지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