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폭포까지 5시간동안 단풍에 취했던 주왕산 산행기..
여행일자 2012년 10월20일~21일 무박3일 단풍찾아 떠났던 여행..
주말에 여행 행사를 다녀와서 피곤할텐데도 새벽에 잠에서 깼다..
그리고 가을비가 내리면 추위는 코끝까지 온다는걸 실감하겠다..
토요일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내장산 등반을 망쳐놓더니
이제는 가을도 아직 깊지도 않았는데 벌써 서리가 내려 화려한 단풍
마저 말리고 결국에는 떨어뜨릴러고한다.... 계절의 순리를 어긋나게
할수는 없지만 꽃이피고 꽃이지고 낙엽이 떨어지는게 너무 늦게왔다가
느끼기도 전에 벌써 저만치 도망가버린다는게 아쉬울뿐이다..
가을을 즐기기에는 가을이 짧지만 그래도 4계절을 확실하게
느낄수있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함을 느껴보자..
무박3일동안 피곤한줄도 모르고 다녀왔던 가을단풍여행은 주왕산정상까지 5시간을 걸었다..
722미터 주왕산 정상까지만 가파르거나 때론 계단이 많아서 무릎에 무리가 온거말고는 평지를
걷는듯 순탄한 길이였는데 칼등고개부터는 급경사 내리막길이라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밤기차를 타고 새벽에 주왕산으로 도착시간은 새벽 4시30분쯤이였던거같다...
그시간에도 랜턴을 들고 새벽산행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고 난 버스안에서
두어시간 잠을 더 청해본다.... 그리고 울려대는 전화벨소리에 도저히 더이상 잠을잘수가
없어서 부시럭대고 일어나 새벽산행을 서둘러 본다... 잠이 덜 깬 부시시한 상태로...
코스는 인터넷 검색과 미리서 뽑아온 지도가 있기에 그걸 보면서 산행을 하면되지만
혼자서 나서기가 조금 무섭고 두렵다... 간간이 보이는 베낭을 매고 올라가는
사람들 등뒤를 바싹 따라붙어서는 일행인척 하고 따라올라가기로 마음먹어본다..
이렇게 생초보 산악인 바라미의 주왕산 산행기가 시작이 된다..
주왕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돌맹이가많거나 그렇다고 급경사로 이뤄진 길은 아니지만
계단이 많아서 무릎에 조금 무리가 온것 말고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는 그런 산이였다...
오르막만 있다보니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올라갈때마다 볼수있는 산아래 풍경은
그 지루함마저 잊게 해준다.... 새벽공기는 차가웠지만 이마에는 땀이 벌써부터 송골송골 맺힌다
단풍이 물든 나무아래에 잠시 쉬고 있으면 새벽공기를 뚫고 불어오는 바람이 고맙다..
작년에 왔던 주왕산은 제3폭포까지만 올랐지만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시끄럽고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새벽산행길에는 사람들이 없어서 가끔보이는 사람들이 왜그리 반가운지
나도 모르게 안녕하세요~~ ^^ 하고 인사를 했던거같다....
722미터 주왕산 정상을 알리는 정상석앞에 서있으니 내키만 했던 정상석이 왜그리작게 느껴지는지..
정상까지 올라섰다는게 나름 뿌듯함이 느껴지는데 이래서 사람들이 산을 올라가는구나.. 하고 느끼겠다..
이제는 칼등고개를 타고 후리메기삼거리를 지나 폭포로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
잠시 쉬면서 싸온 간식을 먹으면서 에너지를 충전해본다.. 백만스물다섯.... 힘이넘친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한장 찍어달라던 어떤분...인터넷에 올려도 되냐 했더니 된단다...
주왕산 검색해서 얼굴이 나오면 다운받아가시라고 했는데... 받아가시겠지...^^
주왕산 정상에서부터는 계속 내리막이 이어진다... 칼등고개를 지나고 나면
조금은 아슬아슬하게 내리막 계단이 나오는데 얼마전에 다녀온 설악산 울산바위의
철제계단이 보다는 좀 나은편이지만 그래도 조심해서 내려와야 한다..
그리고 단풍숲길은 칼등고개를 지나 후리메기 삼거리와 폭포가는 길까지 이어진다
하얀 도화지위에 그어떤 화가들도 이렇게 멋진 단풍길을 그리진 못할거란 생각이 든다
가을색으로 갈아입다 말고 사람이 지나가면 수줍은듯 다시 푸른색으로 옷을 입은듯
아직 물들지 않은 나뭇잎들과 어울려 또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원래 주왕산의 이름은 석병산이라고 했는데 주왕산으로 불리게된 계기는
중국 당나라 덕종때 반란을 일으켜 왕이 되러 했던 주도..라는 사람이 당나라 장수
곽자의가 이끄는 군사에 패해 신라땅으로 도망을 왔고 신라의 마일성 장군에 의해
이곳 주왕산에서 죽음을 맞이 했다고한다... 훗날 나옹화상이 그의 넋을 위로하면서
석병산을 주왕산으로 고쳐 불렀다고 한다....
주왕산에는 가는곳마다 많은 전설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주왕이 숨어살았다는
주왕굴과 주왕암을 비롯하여 다른지방에서는 볼수없지만 이곳 주왕산에서만 핀다는 수달래는
주왕이 마일성장군의 공격을 피하여 주왕굴에 숨어 지내던때가 있었는데 어느날 굴입구에서
떨어지는 물로 세수를 하다가 마장군의 군사가 쏜 화살에 맞아 죽을때 그의 피가
냇물에 섞여 붉게 흘러 내려왔다고 한다.... 그해부터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고하는데 사람들은 주왕의 피가 꽃이 되었다고해서 수단화라고 불렀다고한다..
매년 수단화가 필때쯤이면 주왕산에서 수단화 축제를한다고하는데 얼마전에 설악산
트래킹때 그축제를 주관하는 사람을 운좋게 만날수가있었다... 내년에 축제때는
초청해달라고 부탁하고 명함을 건냈는데 한번 기다려 봐야겠다...
주왕산 정상부터 칼등고개 후리메기삼거리를 지나 할머니들도 뒷짐지고 거뜬히
걸을수있다는 제3폭포 제2 그리고 제1폭포까지 사진도 찍고 혼자서 놀면서 등반해서 걸린시간이
5시간정도 걸린거같다.... 그리고 등산하는동안 산에서만 느낄수있다는 호연지기를 배웠다..
산과 교감하고 처음 보는 사람과도 반갑게 인사나눌수있다는것만으로도 행복하며
살아있다는것에 다시한번 감사해본다..
새벽 혼자서 올랐던 주왕산 산행기는 여기서 끝내기로 하고..
할머니들도 뒷짐지고 거뜬히 걸을수있는 제1폭포에서 제3폭포는 조만간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