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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경상도

첫눈에 반해버린 절집 비까지 내려 더 운치있었던 오어사..

 

첫눈에 반해버린 절집 비까지 내려 더 운치있었던 오어사..

 

여행일자 2012년 7월 14일 묻지도 따지지도않고 따라나셨던 울산포항여행..

어제 남해안을 강타했던 태풍이 서해안으로 빠져 나갈거란 말과 함께

강풍을 동반한 비구름이 많은 피해를 줄꺼라 해서 잔뜩 긴장하고 있었는데

하늘에 먹구름이 바람과 함께 저멀리 도망치듯 서해안을 빠져나간 모양이다..

바람도 잔잔해지고 비도 소강상태.. 아무런 피해없이 이대로 끝나면 좋으런만

비를 좋아하고 바람을 좋아하지만 새로 다니고 있는 회사가 도로공사 현장이다보니

비가오거나 태풍이 불때쯤이면 살짝 걱정도 되는게 현실과 가끔 부딪치곤한다

출근을 해서 커피한잔과 함께 바람따라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있으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오랜만에 맛보는 여유와 오랜만에 느껴보는

달콤하고도 쌉싸름한 커피를 제대로 음미해본다...

한바탕 가슴앓이를 한거처럼 한뼘정도 훌쩍 커버린 성숙된 감정들이

이제 나만의 딜레마에서 벗어나는듯 옷을 벗어던진듯 홀가분하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따라나선 울산 포항 여행길에서 첫눈에 반해 버린 절집 오어사..

사실 오어사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지인을 통해서 전해 들었기에 알고 있던터라 이곳저곳 자주 찾아가는

사찰처럼 별반 다른게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리문을 통해 들어간 오어사 그리고

아직 꽃이 피지 않았던 대웅전 뒤쪽 아름드리 배롱나무가 왜 이제서야 왔냐는듯 반갑게 맞이해준다

그리고 난  연분홍색 배롱꽃이 피면 꼭 한번 더 찾아오겠노라 약속을 해본다..

좀더 늦게 왔으면 배롱꽃을 볼수 있었을텐데...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포항하면 오어사라고 말할정도로 오어사는 포항에서 유명한곳인데 오어사라는 이름은 삼국유사에도

그 이름이 나오는데 신라 진평왕때 자장율사가 창건하여 처음에는 항사사라고 불리웠다한다..

그리고 창건이후에는 신라서성이라고 불리우던 혜공, 원효, 자장 그리고 의상이 이곳에 머물기도 했다는데

이곳 오어사도 여느 사찰처럼 전해져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일로 인하여 항사사에서 오어사로 불렀다고 한다

옛날 원효와 혜공대사가 이곳에서 머물면서 수도를 하고 있었는데 서로 법력으로 개천의 고기를

살리는걸로 시합을 하였다고한다... 두마리중 한마리가 살아 힘차게 헤엄을 치자 이때

살아 움직이는 고기가 서로 자기가 살린 고기라고하여 나오 고기어를 써서 오어사라불렀다한다

그리고 고기를 놓아준곳이 오어사를 감싸고 있는 오어지라고 한다... 지금의 이야기는 일연스님이

지은 삼국유사에 나와 있다고하는데 일연스님도 오어사에 머문적이 있었다 한다..

 

 

 

 

 

 

 

 

 

비가 내리고 그침을 몇번 반복했고 내리는 빗줄기속에서도 아량곳하지않고 사찰을 걸어본다..

바닥에 깔린 자갈돌이 발걸음 옮길때마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데 물이 고이지않고 그속으로 모두 스며든다

비가 내리면 질퍽해지는 흙바닥을 덜 밟게 해주는 배려인듯해서 그것도 감사했다..

대웅전의 오래된 창살무늬는 내소사의 창살무늬와 비슷해 보였으며 귀퉁이가 떨어져나간 흔적까지도

절집의 수수함이 느껴질정도였으니 구석구석 첫눈에 반하고도 남을만한 곳이였다.. 이곳 오어사는...

고개를 들어 산위를 올려다보면 구름이 걷히고 안개가 피어올라오는 모습에 저절로 합장을 하게한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절집.. 이곳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머물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

그리고 연분홍 배롱꽃이 가득할때 이곳을 다시 한번 올꺼라 약속해본다..

 

얼마전에 다녀온 소요산 자재암 그리고 이곳 오어사에도 원효가 머물렀던 곳에 서있다..

원효대사는 익히 들어 다들 알고 있겠지만 아내였던 요석공주 그리고 그의 아들 설총의 아버지다

젊은시절에는 의상과 함께 당나라에서 수학하고자 요동까지 갔지만 고구려군에게 첩자로 몰려

갇혀있다가 겨우 풀려나 신라로 되돌아온적도 있으며 몇년후 두번째로 다시 의상과 함께

당나라로 가기위해 백제국항구로 가던중 하룻밤을 지내게 된 토굴에서 갈증이나 바가지에 고여있는

물을 달콤하고 시원하게 마시고 난뒤 아침에 일어나보니 자고있던곳이 토굴이 아니고

오래된 공동묘지였고 물을 마셨던 바가지는 해골이였다 한다... 이를 계기로 깨달은 바

다시 신라로 돌아왔다고하는데 원효가 교화한 사상은 인간의 원래 본성인 일심으로 돌아가자는

일심사상과 모두가 실제의 모습으로 돌아가면 하나로 만난다는 화쟁사상 그리고

모든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무애 사상을 설법 했다고 한다...

 

 

원효암을 올라가는 숲길에서 담아본 오어사... 오어지가 따뜻하게 감싸고 있는 모습이 포근하다

카메라와 우산만 준비해서는 원효암과 자장암을 또 올라가본다... 그곳은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하다...^^

 

첫눈에 반해버린 오어사의 고즈넉한 모습은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이면 더 생각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