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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경상도

계곡물따라 숲속깊숙이 자리잡은 오어사의 또다른암자 원효암..

 

오어사의 또다른 암자 계곡물따라 숲속 깊숙이 자리잡은 또다른암자 원효암..

 

여행일자 2012년 7월 14일 묻지도 따지지도않고 따라나셨던 울산포항여행..

연일 비가 내리더니 불볕더위 그리고 또다시 습하고 냉기 가득한날이 계속이다

변덕심한 여름날씨는 퍽하면 토라지고 삐치는 내모습을 닮은듯 웃음이 나온다..

아침 출근길에 밤새불어대는 바람에 능소화꽃이 떨어져있는걸 발견했다..

꽃이 떨어지고 피는게 어제 오늘일은 아닐텐데 아침 출근길마다  반갑게

맞이해주던 능소화가 하나둘씩 없어진다는 생각을 하니 사뭇 마음이 아프다

떨어지는 꽃잎을 바람을 탓해볼까 싶기도하지만 깊어가는 계절에

바람을 탓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다른꽃이 지면 또다른 꽃이 피는걸

이렇게 계절은 깊어가고 나는 또 그렇게 44살의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내 생애 다시 오지않을 44살의 여름.. 내년 이맘때도 능소화의 우아한 자태를

다시 볼수 있을지..^^   아마 볼수 있겠지....

 

비가 내려서 조금은 불편했지만 아량곳하지않고 찾아갔던 오어사의 고즈넉한 풍경에 반해버렸고

그리고 오어사가 품고있는 두개의 암자중에서 또 한곳 원효의 이름을 딴 암자 원효암에서는 여유를 배웠다

 

원효의 이름을 딴 원효암은 1937년 소실되었는데 1954년에 중건하였다고한다...

삼성각과 관음전 그리고 요사채가 전부인 아주 작은 암자였으며 한글로 쓰여진 원효암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얼마전에 다녀온 소요산 자재암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원효암에 들어서면 꾸미지않고 자연스럽게 피어있는  꽃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주책스럽게 새어나오는 감탄사에 내 스스로가 놀랬는데 비까지 촉촉하게 내려줬던 원효함은

이곳에 있으면 마음의 여유는 충분히 배우고도 남을정도로 편안했다...

 

 

 

 

첫눈에 반해버린 오어사를 품고 있는 오어지를 가로지르는 원효교를 건너 원효암을 올라가기위해 준비를 한다

750미터라는 푯말과함께 조금은 먼듯한 느낌과 비까지 내려줘서 길이 미끄러울거란 생각도 들었지만

우산과 카메라만 챙겨들고 가벼운 차림으로 원효암에 오를 준비를 한다... 

비가 내려서인지 검초록색으로 변해있는 오어지는 금방이라도 물고기들이 뛰어올라올정도로

깊고 맑았으며 오어사를 품에 안은듯 포근하게 느껴졌다... 길게 놓여져있는 원효교는 한사람이 건너든

두사람이 건너든 출렁거리는게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게 했지만 어느새 편안해짐을 느껴본다..

우산을 받쳐든 초등학생은 출렁거리는게 재미있다는듯 몇번을 왔다갔다 하기에 바빴고..

나하고 함께 했던 홍예는 그 움직임에 무서워 조금 주춤거림을 몇번했던거 같다...

 

 

 

 

 

 

 

 

 

활엽수와 각종 나무들이 울창한 숲길을 만들어주었고 졸졸졸~ 물소리도 경쾌했으며 적당히 흐르는

계곡물은 한여름 더위를 충분히 씻어줄만큼 시원스럽게 느껴졌다.. 이대로 이곳에 머물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졌으며 20여분이 걸린다는 원효암까지 40분은 족히 걸린듯 하다...

모든걸 놓칠세라 셔터를 눌러댔고 바람에 따라 흘러가는 구름과 안개를 잡기에 바빴다..

 

 

 

구름과 안개를 벗삼아 올라왔던 원효암은 울창한 숲속에 숨어있는 보석같은 암자였다....

그리고 우리는 원효암을 내려와 다시 자장암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