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백년동안 살아온 나무들이 숲을 이룬 의성 사촌가로숲.. (여행일자 2015년 9월20일)
어제 내린 비로 단풍잎은 바람에 떨어지고 이제는 떠나는 가을이 아프다.. 사진을 정리하다말고
철지난 때늦은 곳들에서의 추억들이 시나브로 지나간다.. 늦여름 쏟아지는 햇빛을 피하기 위해서
찾아갔던 의성의 사촌가로숲은 꽤나 인상깊었던곳 이였다.. 무성했던 잎들도 지금은 단풍들어 떨어지는
낙엽에 불과 하겠지만 딸과 함께 찾았던 여름날 잊혀지는게 두려워 글로 그날을 회상하고 싶어졌다..
가로숲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촌리의 가로숲은 느티나무와 상수리 나무로 몇백년을 그곳에 뿌리내려
살고 있다..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었지만 가로숲옆으로 계곡에는 물이 흘렸을테고 물고기들도
헤엄치고 있었을 아주 평화롭고 조용한 곳이였다.. 김자첨이 14세기말 서쪽이 허하면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풍수지리 비보 사상에 의해 조성되었고 1999년 천연기념물 405호로 지정되었다.. 모래골이라는 뜻을가진 사촌
이름은 김자첨이 중국의 사진촌을 사촌이라고 한데서 모래땅이던 지역적 특징을 감안해 지었다고 전해져온다..
그 뜻을 알고나니 황톳길이나 흙길이 아닌 모래가 섞인 숲길이였다는게 언뜻 생각이 난다..
사촌가로숲 옆으로는 문인마을인 사촌리가 있는데 마을에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이곳은 3명의 정승이
나올수 있는 명당이지만 서쪽이 허했다고 한다.. 왼쪽으로는 좌산이 있었지만 오른쪽으로는 허한 벌판이 있어서
옆구리가 빈 형상을 하고 있었기에 서쪽에 바람이 못들어오는 역할을 하는 방풍림의 목적으로 숲을 조성했고
그 덕분에 마을은 살지좋은 터전이 되었고 류성룡같은 유명한 학자가 태어났다고 한다.. 사촌마을은 유성룡의
외가 이며 사촌마을은 외손이 잘되는 터였기에 딸들이 해산하러 오지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온다
늦여름 딸과함께 걸었던 사촌가로숲의 추억들도 가을 낙엽이되어 그곳에 떨어지겠지만 서로 오갔던
달달한 말들은 평생 기억될거같다.. 그날 불어대던 바람은 9월 하순인데도 기승을 부린 늦더위로 이마에
흐르던 땀을 닦아주었고 전날 엄마랑 여행을 떠난다고 샀던 딸아이의 검은색 주름치마를 펄럭이게 했다
이제 차가운 바람이 불때는 춥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니겠지만 그것까지도 추억을 만들어줄테지
15일 일요일부터~ 21일 토요일까지 경상도를 여행을 떠났다.. 오늘밤은 의령에서 잘거고 내일이면
함안을 시작으로 창원과 창녕까지... 깊어가는 가을의 끝자락을 잡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