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소나기처럼 첫사랑이 생각나는 그곳 황순원 문학관..
2013년 01월06일 깊어가는 겨울에 떠났던 양평 여행..
짧은 설날연휴도 아쉽게 보내고 이젠 또 일상에 뛰어들어
서로 부대끼면서 살아야하는 시간이 점점 다가온다..
설 연휴동안에는 경주와 대구를 한바퀴 돌면서 혼자만의 여행을
할려고 했었는데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모두 접고 혼자만의 여행대신
혼자 영화를 보려 다녔는데 오랜만에 해보니 그것도 즐겁다..
예전에는 철저하게 혼자서 즐길수있는게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고
느꼈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혼자서 무엇을 할려하면 외롭거나
재미가 없구나.. 하고 느낄때가 있으니 나이를 먹어가는 탓을 해본다
사실 외롭다거나 쓸쓸하다는걸 은근 즐기면서 말이다..
한바탕 눈이 내리고 따뜻한 햇빛으로 조금씩 쌓였던 눈이 녹을때쯤 남한강이 보고 싶어졌다..
가끔씩 도지는 역마살이 이번엔 좀 심한듯 집에 있으면 두통이 심해져 머리를 들수가 없을거같았다..
약간의 감기기운을 안은채 파주에 용미리석불을 본 후 남한강을 끼고 양평으로 향해본다..
차안이 조금은 답답하다 싶을땐 창문을 열어보면 여지없이 살속을 파고드는 칼바람은
싹뚝싹뚝 내 피부를 도려내는듯 아리고 매섭기만 했지만 그래도 겨울바람이 싫지는 않다..
그리고 이야기만 듣던 양평의 소나기 마을인 황순원 문학관앞에서 잠시 잊혀졌던 추억도 생각해본다
사람들한테 가끔 묻거나 질문을 받곤 할때가 있다.. 첫사랑은 언제 해봤어요.. 하고..
난 가만 생각해보면 첫사랑은 없었던듯 아님 그냥 모른채 지났던거 같은데 아마도 짝사랑이지 않았을까..
어린시절에 TV에서나 영화로 접해본 황순원의 작품중 하나였던 소나기는 어린시절 누구나
한번씩은 겪는 홍역같은 첫사랑을 다루고 있었기에 첫사랑의 이야기를 하거나 순수 사랑을 이야기를
할때면 항상 그 소설을 먼저 이야기 하곤한다.. 그리고 나보다 나이많은 사람한테 전해들은 이야기중
첫사랑은 꼭 이뤄지지 않더라.. 라는 말과 함께 마지막 아련하게 남아있는 사랑의 추억흔적까지
고스란히 담고있기에 드라마든 책으로든 그 어떤걸로든 소나기는 오래 남았던거같다..
대표작 소나기와 목넘이마을의 개.. 학.. 그리고 정치적 이념을 다룬 장편 카인의 후예..
영화든 TV문학관에서 자주 접했던 독짓는 늙은이를 비롯하여 여러편의 단편과 장편을 남긴
황순원을 가장 가까이서 접할수있도록 양평에 황순원 문학관 소나기 마을이 조성되었다..
황순원은 일제시대 말 언론의 자유가 철저하게 통제되고 한글의 사용이 금지된 그런 상황속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었고 많은 작가들이 한글대신 일어로 소설을 쓰던 시기.. 하지만
황순원은 암담한 현실에 굴하지 않고 한글로 글을 썼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잡문이나 연재소설을
쓰지않은 작가로 유명했으며 오직 자신의 문학작품을 통해서만 자기 자신을 증명하려는
외고집으로 잘 알려진 작가였으며 2000년 9월14일 생을 마감할때까지 시 104편.. 단편소설 104편
중편소설 1편과 장편소설 7편을 남겼다 한다.. 그의 작품은 순수성과 완결성의 미학이라는
한국 문학사의 한 봉우리를 차지할 정도로 깊이 남아 있다고 한다..
소설 소나기의 배경이 양평이라고 한다.. 작가 황순원의 업적과 소나기 마을을 알리기 위해 양평에
황순원 문학관을 건립했으며 중앙홀에는 수숫단을 형상화한 원뿔 모양의 조형물이 천장가지 솟아 있었고
작가와의 만남으로 꾸며진 제1전시실에는 평소 황순원이 쓰던 유품등이 전시되어 있다..
제2전시실 작품속으로는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날수 있으며 제3전시실에는 소년소녀가 공부한
옛날 초등학교 교실에서 소나기 에니메이션을 볼수있는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밖에 책을 볼수있고 들을수있도록 문학카페가 있는데 커다른 창을 통해서 들어오는
햇빛이 좋았던 기억이 남아있다..
이제 입춘도 지났고 눈으로 쌓여있는 이곳에도 눈이 녹아 있으면 봄꽃으로 가득한 소나기마을을 만날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