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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곳서울

눈 내리던날 법정스님을 생각하며 도심속 사찰 길상사를 걷다..

 

 

눈 내리던날 법정스님을 생각하며 도심속 사찰 길상사를 걷다..

여행일자 2013년 12월12일 함박눈 소담스럽게 내리던날 서울여행..

 

세상이 다 꽁꽁 얼어버린거 같다... 몇일전에 내렸던 눈으로 골목마다 눈들이 얼어붙어 빙판길이고

행여나 미끄러질까바 조심스럽게 걷는 모습이 뒤뚱거리면서 걸어가는 오리가 되어버린거같다..

감성이 솟구칠때는 내리는 눈이 마냥 좋을때가 있었다.. 그리고 첫눈내릴때까지 손톱에 들였던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는 터무니없는 소문은 확인이라도 하듯 해년마다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일때가

있었고 손톱끝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었어도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는걸 나이를 한살두살 먹고 난뒤

알게되었다..  요즘 여고생들은 첫눈내릴때까지 손톱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몇명이나 알고 있을까.... 그 시대에 맞게 변해버린 감성들이지만 내년 여름에는 딸아이 손톱에 곱게

복숭아물을 들여주면서 봉숭아물에 얽힌 이야기도 해줘야겠다... 딸아이가 좋아할까...?

 

 

 

나이를 먹었다고해서 감성들이 사라지는건 아니다... 눈이오면 강아지 처럼 뛰어다니고 싶고

아무도 밟지않는 눈길을 코트깃을 세우며 걷고 싶을때가 있다...  소담스럽게 내리는 눈은 메말라가는

내 감성을 가끔씩은 촉촉하게 젖혀줄때가 있는데 눈이 내리면 꼭 가고 싶었던곳.. 그곳은 예전 서울에서

3번째 손가락안에 꼽힐정도로 유명했던 대원각이라는 요정이 사찰로 변해버린 길상사라는 곳이다..

 기구한 운명을 타고나서 한세기를 풍미했던 김영한이라는 여자의 혼이 담겨있는곳이며 무소유의 스님

법정스님이 머물러있었기에 그래서 더 수수하게 느껴졌던 길상사를 모든걸 덮는 눈이 오는날에 걸어보았다..

 

승용차로 움직이는건 일찌감치 포기를 했다... 지하철을타고 한성대입구에서 내려 길상사까지가는

무료써틀버스를 이용할러고 했는데 앞이 보이지않을정도로 내리는 눈때문에 운행을 하지 않는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 하는없이 택시를 타고 길상사까지 이동을 하기로했는데 제법 잘사는동네 성북동 언덕길을

조심스럽게 올라가면 만날수있는 길상사는 길상사가 추구하는 맑고 향기로운 곳이였다...

 

 

 

 

 

아미타부처님을 봉안한 길상사의 본당인 극락전을 시작으로 예전에 대원각이라는 요정이였던 길상사를

눈이 녹아 신발이 젖는것도 잊은채 전각들을 둘러보았다..  법정스님의유품과 법정스님이 기거했던 진영각도

둘러보면서 무소유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우산위로 눈이 쌓여있는데도 눈이 오는줄 모를정도로 길상사에

빠져들고 있었고 눈으로 덮히면 아무것도 없다는것도 생각하게 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나서  깊은 감동을 받았던 김영한은 제3공화국 시절 국내 3대요정중에 하나였던 

1000억이 넘는 대원각을 시주하겠으니 절로 만들어 주기를 청하였고 10년에 걸쳐 시망하시는 법정스님께

받아주기를 거듭청하였다고 한다... 결국은 1995년에 뜻을 받았고 1997년에 길상사가 되었다고한다..

대원각이 길상사로 되던날 김영한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길상화라는 법명과 염주하나만 받았다고 한다..

그리곤 수천의 대중앞에서 죄많은 여자이고 불교를 잘 모릅니다만... 보이는 팔각정은 여인들이 옷을 갈아입는

곳이였으며 소원은 저곳에서 맑고 장엄한 범종소리가 울려 퍼지는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한다..

 

 

 

 

 

 

 

 

 

 

눈길에 미끄러울까바 아님 동안거에 들어간 스님을 위해서 였을까... 출입을 금하는 금줄이 보인다..

예전같았으면 무엇이 있을까.. 기웃거려볼만도 한데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눈은 자꾸만 내려

길을 덮혔고 쌓이는 눈을 커다란 빗자루로 쓸어내리는 스님의 분주한 모습들이 보인다...

 

사찰치고는 정갈하며 기풍이 느껴지는게 예전 요정이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였을까.. 알고 찾아왔기에 그런

생각이 더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곳 길상사를 보시했던 길상화는 눈물날정도로 애틋한 첫사랑을 했었다한다

김영한은 1916년 일제시하 민족사의 암흑기에 태어나 성장했으며... 15살에 결혼을 했으나 남편은 죽어 청상이 되었다..

16살 나이에 사라져가는 한국전통음악과 가무의 전습을 위하여 조선권버블 세워 불우한 인재들에게 고전 궁중 아악과

가무일체를 가르친 금하 하규일의 문하에서 진향이라는 이름을 받아 기생으로 입문하였다 한다..

기생이름 진향에서 자야라는 아호를 선물로 줬던 백석이라는 사람을 만날때 그의 나이는 22살..

 그녀의 첫사랑이자 평생의 연인인 백석을 만나 불같은 사랑을 했지만 부모님은 백석을 떼어놓고 강제로

결혼을 시켰다고 하지만 백석은 첫날밤 도망쳐 그녀에게로 가서 함께 떠나자고 했다 한다..  하지만

그녀는 백석의 앞날이 걱정이되서 백석모르게 숨어버렸고 둘은 다시는 만날수없는 이별을 해야만 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백석은 북한으로 돌아왔고 그녀는 대원각이라는 요정을 열어 큰 돈을 벌었지만 백석에 대한

그리움을 떨쳐버릴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중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게되었고 감동을 받아

대원각이라는 요정을 법정스님에게 절로 만들어 달라고 했고 지금의 길상사가 되었다 한다..

 

 

 

 

 

 

구석구석 한걸음 내 딛딜때마다 자야라는 길상화의 마음이 담겨있는듯했다... 그리곤 첫눈이 내릴때까지

손톱끝에 봉숭아물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를 생각하게 한다...

흔히들 말하자너.. 첫사랑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불타는 사랑을 했던 백석과 자야도 첫사랑이였다지..

그래서 더 애틋하게 느껴졌던 첫사랑의 단상들 이곳 길상사를 걸으면서 잠시나마 옛추억에 빠져본다.

 

 

 

 

 

눈이오고 난뒤 하늘 맑은날에 다시 찾아와야겠다... 하루종일 내렸던 눈때문에 못본곳이 너무 많다..

무소유 법정스님 오늘은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