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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전라도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생각하게 했던 순천 송광사 가는길..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생각하게 했던 순천 송광사 가는길..

 

2박3일 거제도와 통영으로 현장학습을 다녀온뒤로 몇일째 해를 못보겠다

그래서 인지 매사에 의욕이 없고 기운도 떨어지고 따뜻한 방안에서 눕고

싶어지는게 흐린날의 내 생활패턴은 이렇게 점점 게을러 지고 있는듯하다..

자자.. 정신을 차리고 호랑이 기운이 솟아나게 우유에 후레이크 한그릇먹고

최대한 활기차게 아침을 시작해 보지만 그때뿐 기운 빠진다...ㅡㅡ

내일이면 따뜻하고 멋진 해를 볼수있을거야.. 기대감을 가져본다..

겨울시즌이 오기전에 그동안에 올리지 못한 여행기를 올리고 사진을

정리하다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버리곤 하지만 요즘 나에게 가장

필요한건 휴식이기에..^^  편안한 호사를 맘껏 누려보기로한다...

흐릿날이면 더 맛있게 느껴지는 커피 그리고 책상맞은편 창문으로

구름속으로 해가 떠올라오는게 보인다.. 오늘은 해를 좀 볼려나...^^

 

가을로 접어들때쯤 지적장애인과 함께 했던 남도여행 1박2일... 비록 장애가 있지만 마음만큼은

순수했던 그때의 그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모두 정상이지만 그것마저도 고마워하지못하고 행동했던

나를 돌아볼수있었던 여행이 되었기에 어떤 여행행사보다 더 뜻깊었던 1박2일이였던거같다..

 

가을을 맞는 송광사 가는길은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생각할수있는 여유를 가져보게한다

길게 뻗어있는 산길을 총총걸음으로 뒤따라 가고 때론 앞질러 가면서 걷기에 조금 불편한 그들을

위해서 아무사고없이 여행을 즐기고 가을을 즐기게 해주기위해 더 분주히 움직였던거같다..

몸은 다 컸지만 생각은 유년기 시절에서 멈춰버린 그들만의 소통과 어울림..

시끄럽거나 분주하거나 많이 먹기위해 먼저 가기위해 다투거나 화내는 일을 못보겠다

그저 현재에 만족하고 주어진 위치에 만족하는 모습들 속에서 난 무소유를 느껴본다

 

 

 

신라말 혜린선사에 의해 창건된 송광사는 당시의 이름은 송광사 길상사였고 100칸쯤 되는

절로 30~40여명의 스님이 살고있는 그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의 절로 전해지고있는데

고려인종때 석조대사께서 절을 크게 확장하려는 원을 세우고 준비하던중 입적하여 뜻을 이루지

못한채 50여년동안 버리고 폐허화된 길상사가 중창되었고 지눌스님이 정혜결사를 이곳으로

옮기고 난후 불교의 중심으로 각광받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눌스님에 의해 한국불교의 중심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으나 정유재란과 6.25사변이라는

한국전쟁등 숱한 재난을 겪었으나 지속적인 중창불사로 지금의 위용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무소유 법정스님의 다비식이 이곳 송광사에서 치뤄졌는데 다비식을 보기위해 몇시간을

기다려 그가 가는길에 명복을 빌어줫다고 한다... 법정스님이 남긴 책한권 무소유..

지금은 먼지를 먹고 책꽂이 꽂혀있지만 조금 지나 내 마음도 무소유를 깨닫는날이 오면

다시 처음부터  읽어볼거라 생각하면서 읽고싶은 마음을 억눌러 본다..

 

 

순천 송광사에서 가을이 온듯 사자루와 우화각으로 흐르는 계곡물은 단풍과 잘 어울린다

아름답다..... 아름다운걸 보면 누가 되었든 다 같이 느끼는 감정들인가 보다..

각자 준비해온 카메라를 꺼내 단풍나무 아래서 사진을 찍고 아이처럼 즐거워한다

이젠 이곳에도 단풍대신 하얀눈을 맞을 준비를 하고있을테고 또다른 풍경에 감탄할지도..

 

 

 

 

 

절에서 국재를 모실때 사찰로 모여든 대중들을 위해 밥을 저장했던 목조용기인 비사리구시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이곳에 밥을 저장해서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크기가 엄청났었다..

약사여래부처님을 모신 전각으로 조선 인조9년 중건되었으나 병자호란때 소실된것을 영조 27년에

중창한것으로 보물 제302호로 지정된 약사전은 1칸으로 된 송광사에서는 가장 작은 불전이며

대들보과 없이 공포만으로 짜여진 천장이 독특했으며 석가모니와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하는 장면을 그린 영산대회탱이 있는 영산전.. 관음전과 조선연산군 10년 처음지어진

이후로 지금까지 그 모습으로 잇는 응진당과 국사전 하사전까지 송광사에는 오래된 전각들이 많다

 

 

 

 

 

 

편백나무숲과 대나무숲으로 이어지는 송광사 가는길은 작은 계곡을 끼고 있다..

가파르지않은 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것하나 놓칠만한것이 없었던거같다...

단풍길로 이어지는 숲길을 천천히 걸으면서 무소유 법정스님을 생각해본다

아직도 가득 채우고만 싶은 마음.. 언젠간 법정스님이 말하는 진정한 무소유라는 뜻을

알게 되는날이 오면 그때는 당당하게 이야기 할수있을거같다...

 

다녀온지 한달이 조금 넘었지만 붉게 물들어가는 송광사의 단풍은 아직도 잊을수없다..

그리고 함께했던 지적장애인의 꾸밈없는 모습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