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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경상도

커다란 은행나무가 생각나는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화본역..

 

 노란은행나무가 생각나는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화본역..

 

일주일동안 가을단풍이 아름다운 내장산과 백양산을 정신없이 다녀오고

이제겨우 한숨을 돌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그동안에 하지못했던

사진도 정리하고 여행기도 기록하다보니 유독 생각나는곳이 한곳이 있었는데

바람에 날리는 노란은행잎이 여행자의 발목을 잡곤 아이처럼 은행잎을

뿌리면서 놀았던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뽑힌 화본역이 생각난다

하루가 멀다하고 기차를 타고 여행 행사를 다녔던 일주일동안 맞이했던

크고작은 기차역을 접하면서도 아름답다는 생각은 거의 못한듯..ㅡㅡ

고객의 편리함을 위해서 새로 건물을 짓거나 수리를 해서 예전의 모습은

볼수없지만 현실에 맞쳐 좀더 편안하게 이용할수있는 편리성은 있듯

하나를 가지면 하나를 잃는것은 감수해야 겠다..

지금쯤이면 사람들에게 밟혀서 갈색으로 변했을 노란은행잎..

가을이 깊어갈수록 어느한곳에 아름다움은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화본역... 들어본적이 거의 없는 생소한 역이름이지만 화본역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뽑힐정도로 1930년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채로 지금도 기차가 서는 간이역이라고했다

하루에 여섯차례 중앙선 열차가 정차한다고하는데 강릉에서 동대구로 가는듯했다

조금은 위험해보이지만 기차가 다니지 않을때는 커플들만 가능하다는 철로위를

아슬하게 걸어도 보고싶고 철로위에 앉아 이쁜척 사진도 찍어보고 싶은 충동이 마구 생긴다

화본역에 들어서면 키가 큰 은행나무가 있는데 노란색의 은행을 모두 떨군채

겨울준비를 하고있었고 바닥에 떨어진 은행잎은 고운노란빛을 띠운채 바람이 부는대로

날아가지만 멀리 가지는 못한다.. 아마도 은행나무 밑이 더 좋은 모양이다..

 

 

 

 

 

 

 화본역에 내리면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박해수시인의 화본역시비를 볼수가있는데

가만히 서서 시를 읽어본다... 그리고 책장을 넘길수도록 만들어놓은 거대한 책에는 삼국유사가

기록이 되어있는데 아시다시피 군위는 삼국유사의 고장이기도 하다..

목욕탕 굴뚝(?) 같기도하고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라푼젤을 감금시켜놓은 건물같기도하고..^^

탑밑으로 다가가 라푼젤 머리카락을 내려줘...... 하고 외쳐본다...ㅎㅎㅎ

처음본 거대한 탑은 급수탑이라고 했는데 1899년부터 1967년까지 우리 국토를 달리던

증기기관차에 물을 대주던 급수탑이라고 했는데 하얀연기를 내뿜고 달리는 증기기관차의

모습과 화본역에서 멈춰선 증기기관차에 급수를 대주는 모습도 궁금해진다..

 

 

 

 멀리 무궁화호 열차가 들어온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무궁화호..^^ 예전에는 새마을호

다음으로 좋은 기차였는데 요즘에는 보기드문 기차가 되어버렸다...

예전 부산에사는 이모집이나 여수큰엄마집에 가기위해 동생들과 방학동안에 탔던 통일호와

좌석표가 있는데도 입석표를 구입해서 주던 우리엄마와 동생들 잘 데리고 다녀오라며

주머속에서 꺼내 손에 쥐어주던 꼬깃한 천원짜리 몇장으로 6시간넘게 좌석이 없어도

지루하거나 다리가 전혀 아프지않았던 다시 돌아갈수없는 내 유년의 시절의 모습들이 화본역을

걷는동안 스쳐 지나간다...  아.......... 그때가 그립고 화본역이 정겹다..

 

 

 

 기차타고 소풍나온 유치원생들의 발랄하고 깜찍한 모습에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면서

나처럼 크면 그때 기차타고 화본역에서 내렸던 일들을 기억하는 아이들도 있겠지..생각해본다..

 

 

 

 

사람들이 밟지 않았던 노란은행나무.. 혹시나 내 발자욱이 찍히지는 않을지 조심스러웠던 하루..

그리고 화본역에서 다시 찾은 내 유년의 기억들은 다시 시간이 흘러흘러 지금을 기억할수있는

여유로운 날들이 찾아오겠지....^^

 

 

일주일 내내 일을 다녀다 보니 집안이 엉망...ㅡㅡ 빨래도 해야하고

청소도 해야하고..^^ 오늘은 일이없지만 내일 또 내장산을 가야해서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나서 이웃분들 방문할께요...^^

다들 어떤글들이 올라왔나 무척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