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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경상도

마을을 이어주는 담장마저 정겨운 대구 인흥마을..

 

마을을 이어주는 담장마저 정겨운 대구 인흥마을..


대구는 가슴에 찜통을 안고 사는 더위만 있는곳은 아니였다

여행첫날에는 숨이 턱까지 올라올정도로 무더운 날씨가 계속이더니

둘째날은 전날의 열기를 조금이나마 씻어줄듯 비가 쏟아졌다

그래.. 차라리 비가오는게 낫겠다..^^ 비오면 우산 쓰면되고

카메라에 물이 들이칠까바 걱정이지만 수건으로 덮고 다니지모..

전날 더위속에 여행을 했더니 파김치가 된듯 축축 늘어져있는

몸뚱아리는 무더운 여름철 가뭄으로 시들어있는 야채들에게는 반가운

단비처럼 내몸도 쏟아지는 빗줄기에 감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비오면 오는대로 무더운 찜통더위면 더운대로 세상과

그렇게 타협하면서 사는 법을 요즘들어 배우고있는듯하다..

요즘 한층 성숙된 생각을 키워가는게 내심 기특하게 느껴진다..^^


 이렇듯 대구는 찌는듯한 찜통더위만 있는건 아니였다 다른 지방처럼 비가 내리고 

간혹 시원한 바람도 불면서 땀으로 끈적되는 몸을 뽀송하게 닦아줄때도 있었다..

그리고 높은 빌딩숲에서 벗어나 비오는날 찾아간 세월의 흔적이 아직까지도 곱게 남아있는

인흥마을에서는 세월도 빗겨간 녹녹함이 고스란히 묻어있어서 마을 주변을 걷는동안에는

옛 과거로 다시 돌아간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주었다... 오래전부터 난 이런곳이 참 좋다..

마을을 이어주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초라하지 않은 담장마저 정겨운 인흥마을이다

대구사람들은 인자하면서도 지엄한 우리네 전통마을의 모습을 가까이서 만날수있는게

큰 행운이라고 했다...그곳에 서있으면 옛정취에 흠뻑 빠져든다고했다..

아....부럽다...ㅡㅡ 어딜가나 옛모습이 그래도 묻어져 보존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고향을 다녀온듯 포근하게 느껴지며 그런곳이 있는게 부러워지곤한다


 

 

 

 

 문중 자제들의 배움터이자 학문을 논하던 곳으로 지금도 아름다운 정원을 자랑하며 방문객을

맞이하고있는 수봉정사.. 인흥마을 세거지 정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1936년에 수봉선생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하는데 몇집 되지 않은 마을에서 이정도의 건물을 지었다는 점에서 마을 조성당시

문중의 경제력과 규모가 어느정도였는지 유추할수있다고 했다... 

인흥마을은 남평문씨본리세거지로 남평문씨로 유명한 사람은 목화솜을 붓뚜껑속에

들여온 문익점을 생각하면 쉽게 그 가문을 알수있으며 문익점의 후손이 대구에 입향해서

이곳 인흥에 자리를 잡은것이라 했다...이 마을의 건축연대는 200년 미만이지만..

전통적인 영남지방 양반가옥의 틀을 지키고 있으며 세거지 구성과 주위 경관의 조화는

그 어느 지방에가서도 흔히 볼수없는 그런 마을이라고 했다..


 

 

 광거당은 1910년 문봉성 부자가 지은 재실이며 요즘 학교의 기능을 하였던 시설로 

문중 자제들의 수학공간이며 학문을 논했던 곳이라고 했다... 대문을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낮은 기와 토담인 헛담은 광거당의 건축미를 느끼게 해주며 건물 오른쪽 누마루 편액은 

추사의 글씨로 새긴 현판이며 수걱과 묵은 이끼와 연못이 있는 집이라는 뜻이 담겨있다고했다

 

 

 

 

 그리고 2만여권의 국내외 전적과 문건 등을 수장하고 있는 국내에서도 보기드문 

문중 문고를 가지고있는 인흥마을의 인수문고... 차츰 규모가 커지게 되자 1980년초에 서고를

새로 지으면서 민간의 대표적인 문고로 자리잡게 되었다고 했다... 

보기만해도 오래된듯한 낡은 목판에 새겨져있는 글이 그세월을 이야기해주는듯..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있는 인흥마을의 또다른 문중의 자랑거리가 아닌가 싶다..

 

 

 

 담장에 곱게 피어있는 분홍색 꽃이 이쁜 꽃벽지를 보는듯한 느낌이였다..

흙으로 발라놓은 담에 아무렇게나 쑤셔박아놓은 돌맹이 마저도 규칙적으로 보인다

마을을 하나로 이어주는 담장은 돌담이나 꽃으로 화려하게 꾸며놓은 꽃담처럼 화려하지

녹녹하면서도 소박한 마음씨를 엿볼수있을 정도로 내맘에 쏙 들어온다..

 

소박한 담장에 피어있는 능소화 그리고 점점 잊혀져가는 옛것에 대한 그리움..

인흥마을에서는 한동안 그리웠던 풍경들을 욕심껏 누리고 온듯 마음이 풍요롭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