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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제주도

제주도를 사랑했던 김영갑 그리고 갤러리 두모악..

 

제주를 사랑했던 김영갑.. 그리고 갤러리 두모악

 

한동안 손을 놓아버리고 싶고 카메라 드는것조차도 벅찰때가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안될거같아 오래전에 다녀온 여행지 사진을 정리하면서

미쳐 올리지 못한 채 외장하드에서 썩고있었던 두모악에 대한 사진들..

계절을 훌쩍 넘겨버린 탓도 있었겠지만 모든게 귀찮았다고해야할까..

제주도에 가면 제주의 바람을 찍어 전시해놓은 김영갑갤러리 두모악을

 꼭 가고싶었지만 제주도를 매번갈때마다 그곳을 방문하지 못한채

긴 아쉬움을 남긴채로 돌아오곤했었는데 지난 3월에 제주도가

그리워  제주행 비행기에 올라.. 가고싶었던 두모악을 다녀왔지만

여행기를 미처 올리지 못한것을 보면 지난 몇달동안 무엇을 하면서

무엇을 보면서 살았는지 내 기억속에 몇달은 예전일을 더듬는

일보다 더 어려울정도로 희미해져 있지만 어렵게

기억하거나 추억을 더듬고 싶은 마음은 없다..ㅡㅡ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입구에 들어서면 반갑게 맞이해주는 양철로 만들어놓는 소녀..

김영갑은 주황색을 좋아했었나보다.. 곳곳에 묻어있는 주황색이 강렬하지만 수수하게 다가온다

갤러리 두모악은 폐교였던 삼달분교를 개조하여 2002년에 문을 열었다고한다

두모악이라는 뜻이 무척 궁금했었는데 한라산의 옛이름이라고 했다.. 두모악갤러리에서는

20여년동안 제주도만 사진에 담아온 김영갑 선생님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는데

루게릭병으로 아주 짧은 생을 살다간 생전에 모습들과 그게 사랑했던 유품들을 전시해

되어있으며 따로 마련되어있는 영상실에는 루게릭 병으로 투병하던 당시와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했던 젊은시절의 김영갑을 화면과 사진으로 통해 만날수있다

 

이곳은 김영갑이 찍은 사진속을 찾아다녔던 지인이 소개해준곳이다..

오름을 뒤로한채 혼자 쓸쓸하게 서있는 왕따 나무가 되어버린 풍경들 속에서

고운 잎사귀가 돋아나고 그 잎새사이로 바람이 불면 사사삭~ 거리면서 소리를

낼거같아 이 사진을 찍을때는 가만 눈을 감게 했던 곳이였다...

 

 

1957년 충남부여에서 태어난 김영갑은 집은 서울이였지만 제주도를 오르내리며 사진작업을

하던중 제주도에 매혹되어 아예 섬에 정착.. 아름다운 제주도를 담았다고한다..

밥먹을 돈을 아껴서 필름을 사고 배가 고프면 들판에 당근이나 고구마로

허기를 달래면서 제주도에서 외로운 작품활동을 하던중...

언제부터인가 셔터를 눌러야하는데 손이 떨리기 시작하고 허리에 통증을 느끼면서

카메라 들 힘마저 없어지고 제대로 걷지도 못할지경이 되었을때 그는 루게릭이라는

병을 진단을 받게되었고 병원에서는 3년을 넘기기 힘들거라 했다고한다..

일주일 동안은 모든걸 포기하고 누웠다가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 퇴화하는 근육을

놀리지 않을려고 몸을 움직여 갤러리를 만들고 폐교정원을 일구고 사진도 찍었다고한다

그러던중 투병생활을 한지 6년만인 2005년에 김영갑은 손수 만들어놓은

갤러리 두모악에서 숨을 거두었으며 그의 뼈는 두모악 갤러리 마당에 뿌려졌다고한다

그의 손길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정원에는 이른 봄을 알리는 노란 수선화가 곱게

피어있었으며 웃음이나오거나 때론 심각한 표정을 짓게했던 도예작품들을

보면서 그 표정을 저절로 따라하게 될정도로 끄는 매력이 있었다..

 

 

 

 

 

 

 

그는 이렇게 말을 했다고한다... 삶에 지치고 여유없는 일사엥 쫓기듯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어서 와서 느끼라고.. 이제까지의 모든 삿된 욕망과 껍데기뿐인 허울은

벗어던지라고.. 두눈 크게뜨지 않으면 놓쳐버릴 삽시간의 환상에 빠져보라고..

 

언제부터 바람이 좋았는지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바람을 좋아하는 나..

바람을 잡아낸 그의 작품이 보고싶어서 이곳에 그토록 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평생 사진만을 생각하면서 살다간 김영갑의 애절함이 작품들마다 베어져

있으며 그의 생명과 맞바꾼 갤러리 두모악을 떠올리며 생각하는걸 거부했었고

힘없이 세상과 손을 놓아버리고 싶었던 약한 생각은 한때의 배부른 투정에

지나치지 않았다는걸 사진을 정리하면서 김영갑 그가 삶에 소중함과 살아있는게

얼마나 행복한지를 일깨워 줬다고 해야할까..

 

 

좀 늦은감이 있는 꽃사진을 올리면서 지금쯤 푸른잎이 무성한 그때 찍었던 나무들을 떠올려본다

그리고 다시 찾아가게되면 어떻게 변해있을까 궁금한 두모악갤러리 정원의 모습..

그의 혼을 담은 사진의 작품들은 한층 더 성숙해진 마음으로 볼수있을거같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또 언제 가볼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