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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전라도

5월이면 보리가 맛있게 익어가는 고창 청보리밭..

 

5월이면 보리가 맛있게 익어가는 고창 청보리밭..

 

보리밭에 가면 이런 노래를 흥얼거리게되고  생각이 난다..

산넘어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피는 4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익는 오월이면 보리내음새..

어느것 한가지든 실어 안오리 남촌서 남풍불때 나는 좋대나..^^

김동환이 지은 시에 박재란이 노래로 불렀다고 하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콧노래로 흥얼거렸던 산넘어남촌에는..

이 시는 노래로 더 많이 알려진듯하다...

산넘어 남촌에는... 에서도 표현했던거처럼 해마다 봄바람은

남에서부터 불어오듯이 매화와 벚꽃 그리고 진달래를 맡으면서

4월을 보내고 이제는 보리가 익어가는 5월을 맞이할때는 항상

찾아가는 곳이 있는데 그곳이 바로 고창 청보리밭이다..

올해도 청보리가 맛있게 익어갈때쯤 어김없이 그곳으로 향해본다

 

여행가이드를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이나 특혜(?)는 바로 가고싶을때 여행을 가는것..^^

선운사에 들러 600년이 넘은 선운사 동백꽃을 먼저보고 무상무념이라는 말만 생각나게했던

도솔암까지 걸어갔다 오니 세상을 다 얻은듯 모든걸 너그럽게 이해하는 넓은 가슴이 저절로

생겨났고.. 무상무념의 도솔암 가는길은 몇일뒤에 글로 표현해 보기로하고..^^

 

올해로 8회를 맞이하게된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5월8일까지 고창군 공음면 학원관광농원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평일에 찾아간 탓인지 요란하거나 정신이 없었던 그런 모습은 없었다

아주 조용한 축제속에서 청보리는 소리도없이 쑥쑥~ 자라고 있었다

넓은 보리밭 사잇길을 걸어볼수도있으며 잉어가 살고있는 아주 작은 연못과

호랑이 왕대밭이라고 불리우는 대나무숲에 들어서면 바람에 사각거리는 대나무 소리도

들을수있고 조팝꽃과 연산홍 철쭉이 곱게 피어있는 길도 걸어볼수있다..

황톳길을 따라 걷다보면 적당히 자란 보리밭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보리가

파도치듯 움직이는 모습에 넋을 빼앗길 정도로 꾸밈없는 모습이다..

 

 

 

 

 

 

 

이곳 나무가 있는 풍경은 영화 웰컴투동막골에서 나왔던 나무였다고한다..

신하균과 정재영이 만났던 장면이고 그때는 잎이 무성했는데 아직 잎이 나오지 않았다

영화속에는 청보리가 아닌 하얀눈을 뿌려놓은듯 메밀꽃이 등장했는데 이곳 학원농장은

봄이면 청보리 여름이면 해바라기를 그리고 가을이면 메밀꽃을 심어 4계절 찾아가도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풍부한 이야기 주머니를 가지고 있는거같다..

해바라기가 피었을때 이곳을 찾아온적은 있었지만 메밀꽃이 필때는 오지 못했는데

아마도 올해는 해바라기필때와 메밀꽃이 피었을때 다시 오지 않을까..^^

 

 

구름한점도 없는 하늘에 허접한 솜씨로 아무렇게나 찍어도 그림이 되고 작품이 되는듯..^^

촘촘하게 자란 보리밭속으로 들어가 눕고싶은 마음 간신히 진정시키고 다시 걸어본다

이런곳은 하루종일 걸어도 지치지 않을거같은데 다만 그늘이 없어서 햇볕이 머리위로

쏟아지는 뜨거움은 감수해야하는데 겨울내내 일조량 부족으로 축축 늘어져있었던 몸과 마음을

우리몸에서 필요로하는 햇빛 비타민D 를 섭취하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본다..

예전에 초등학교 다닐때 혼식을 권장했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는 하얀쌀밥만 싸오면

친구들 보리를 몇개 얻어서 쌀위에 올려놓고 도시락을 검사 받을때가 있었다..ㅎㅎ

내가 봐도 알정도로 뻔히 눈으로 보여지는 혼식인데도 선생님은 그냥 넘어갈때가 있었는데

기왕에 콩이랑 보리 얻어서 검사 받는거 하트모양으로 꾸며서 검사를 받을걸 하는 후회가된다..

보리밭을 걷다보니 초등학교 다닐때 소소한 추억거리도 생각이 난다..^^

 

 

 

 

 

 

무상무념을 일깨워준 선운사 도솔암까지 걸어가는 길과 학창시절 아주 짧은 추억을 떠오르게했던

고창 청보리밭길을 걷다보니 또 한편의 추억들이 내 머리속에 차곡차곡 쌓인다..

혼자서 곧잘 여행을 즐기지만 여행사를 통해서 단체로 온 사람들과 그속에서 혼자 즐기는

여행도 그닥 나쁘지만은 않았고 오히러 운전을 안하니 덜 피곤했다고 해야하나..

가끔은 가이드가 아닌 여행자가 되어 무리속에서 혼자서 즐기는 여행도 해봐야겠다..

이제는 봄꽃도 다 끝나고 다른 여행지가 나올때까지 좀 한가해지겠지만

여행가이드는 꽤나 매력적인 직업임에 틀림없다... 가끔 스트레스도 받곤하지만..^^

 

아무래도 이번주에도 선운사를 들렀다가 고창 보리밭으로 다시 갈거같은데..^^

그때는 한뼘정도 더 자란 보리밭을 만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