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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전라도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백양사 오색연등으로 맞이하다..

 

가을단풍으로 유명한 백양사 오색연등으로 맞이해준다..

 

마음의 수양을 쌓기위해 떠났던 사찰여행은 운주사 를 시작으로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자연과 호흡하고 스스로를 깨닫는 불자가 된

마음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있었는데 운주사에서의 신비한 전설과

누워있는 와불을 일으켜세우기위해 안간힘(?)을 쓰다보니 힘도빠지고..^^

그래서 이번에는 아무 생각없이 걸을수있는 사찰을 택해보기로했는데

그곳이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백양사였는데 비록 곱게 물든 단풍을

볼수없어서 아쉬웠지만..^^ 계절을 비켜갈수는 없는지라

대신에 이쁘게 피어있는 벚꽃과 가을 단풍을 대신할수있는 오색연등이

나를 반겨주니 그보다 더 좋은것은 없을거라 생각을 해본다..

얼마만에 찾아온 백양사일까.. 거의 3년만인지 4년만인지

이런저런 핑계로 그동안에 무심할정도로 이곳을 등한시 했지만

내 머리속에 백양사는 비록 사진으로 접해봤지만 오색물감을 칠해놓은듯

가을이 아름다운 곳으로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되고 있는 곳이다..

 

팔뚝만한 고기로 부터 시작해서 갓 부화한 새끼 고기까지 다양하게 자라고있는

쌍계루앞에 연못은 여전히 물이 흐르고 있었으며 그곳에 비춰지는 나뭇가지들도 변한거 없이

아주 잘 자라고 있어서 시간이 멈춰진듯 이곳에서 있었던 추억어린 옛생각들이

봇물 터지듯 머리속에서 마구 쏟아져 나온다..^^ 그때도 지금처럼 혼자였었지...ㅎㅎ

그때는 나 혼자만 힘들게 살아가고있다는 철딱서니 없는 잡 생각들로 하루하루가

지옥같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헛되이 보내고 있었던 하루들이 죽어가는

생명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하루였다는걸 왜 그때는 몰랐을까...

오색연등이 걸린 쌍계루를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 스님들의 정겨운 모습들이

내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준다...^^

 

 

 

백양사로 들어가는 곳은 여전히 좋았다..^^  가을단풍 대신으로 오색연등으로 꾸며져있고

이제는 다 시들었을 하얀 벚꽃들도 만개 해서 나를 반겨주니 가을도 좋지만 봄에도 좋다..

걷다보면 비자나무 숲길도 나오고 갈참나무 숲길도 나오는데 비자나무는 백양사로 들어가는

입구를 따라 8~10미터 정도 거리에 5.000여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으니 그 숲의 유래는

고려고종때 각진국사가 당시 유일한 구충제였던 비자나무 열매로 가까운 마을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절 주변에 심은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자라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1970년대 까지만해도 스님들이 그 열매를 거두어 마을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한다

그리고 천연기념물 제486호로 지정된 매화나무 고목은 3월에는 진분홍색꽃을 피우는 홍매로써

아름답고 향기가 은은해서 그곳에 서있으면 저절로 매료된다고 했는데

고불매로 불리우는 매화나무에 꽃은 보지 못한 아쉬움도 남아있다..ㅡㅡ

 

 

가을이 되면 이곳 산전체가 단풍으로 물들어 한폭의 그림을 보는듯 멋진 백암산

백양사로 들어가면서 산위를 올려보면 운문암 청류암 약사암 천진암처럼 산 기슭에 세워진

암자가 여러개 있는데 그곳까지는 올라가지 못했다..ㅡㅡ

등산화라도 신고왔으면 미친듯 올라갈수도있었겠지만 여행짐을 싸면서 차 트렁크에

등산화를 싣는걸 깜빡 까먹고 운동화만 달랑 가지고왔으니 가끔 털털한 성격은 어쩔수가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700년이 넘은 감찰나무라고 했다..

감찰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잘 몰라서 검색해봤더니 정확하게 나온게 없다..ㅡㅡ

이럴땐 나무도 공부도하고 꽃도 공부도 할걸 하는 후회가 된다..

 

뒤로 보이는 산이 백양사 백학봉인데 가을이면 불이 난듯 빨간 단풍이 인상적인 곳이다

백암산에 위치한 백양사와 백학봉 일대 그리고 백양사 대웅전과 쌍계루에서 바라보는 백학봉은

독특하게 눈에 들어오는 암벽과 풍겨져오는 자연경관이 너무도 아름다워 예로부터 대한8경의

하나로 꼽혀왔을만큼 유명한곳이며 목은이색, 포은 정몽주, 하서 김인후등 고려말부터 조선시대까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백학봉과 쌍계루의 풍광을 읊은 시와 기분을 남겼다고한다..

 

 

 

 

석탄일을 앞두고 연등으로 꾸며져있어서 아마타불을 모셔놓은 극락보전과

석가모니 본존불을 모셔놓은 대웅전 그리고 청류암과 관음전을 제대로 담지 못했지만..ㅡㅡ

연등을 피해서 눈으로 볼수있는것만으로도 만족을 해야했다...

연등때문에 요즘은 사찰찍기가 가장 곤란할때가 아닌가 싶다..

 

1400여년전 백제 무왕 33년에 여환조사가 창건한 고찰로 호남불교의 요람이라고 볼수있는

백양사는 창건당시는 백암산 백암사로 명명 됐으며 고려 덕종3년때는 정토사로 이름이

바뀌었고 조선시대에 이르러 선조 7년 환양선사가 백양사라 이름을 고쳐 불렀다 한다

백양사라는 이름은 하얀 양을 제도한 데서 유래한것으로 이름에 얽힌 전설도 전해지고있는데

조선선조때 환양선사가 영천암에서 금강경을 설법하는데 사람드링 구름처럼 몰려들었고

법회가 3일째 되는날에는 하얀양이 내려와 스님의 설법을 들었고 7일간 계속되는 법회가

끝난 날밤 스님의 꿈에 흰양이 나타나 천상에 죄를 짓고 축생의 몸을 받았는데 스님의 설법을

듣고 업장 소멸하여 다시 천국으로 환생하여 가게 되었다고 절을 하였는데

이튿날 영천암 아래에 흰양이 죽어 있었으며 그후 절 이름을 백양사로 고쳐 불렀다고한다..

 

 

아침일찍 서둘러 여행길에 올랐는데도 시간은 왜이리 잘가는지..

백양사를 돌아보면서 나오는 시간이 5시를 훌쩍 넘겨버렸고  조금있으면 어둑해질거같았다

예전에 비해 해는 많이 길어졌지만 낯선곳에서의 밤은 금방 찾아온다며 서두르라고 나를 재촉한다 

음..어디서 숙소를 구하고 어디서 따뜻한 저녁을 먹는다지..^^

 

 

정읍천을 가운데로 두고 주변으로 벚꽃이 만개해서 또다른 밤을 보여주고있는 정읍시..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정읍천을 따라 천천히 걸어본다..

아무도 모르는 낯선곳에서의 밤공기는 짜릿하다못해 나를 흥분시킨다..^^

정읍에서의 하룻밤 너무 짧은 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