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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청사기의 전통을 이어가는 몽평요..

 

분청사기의 전통을 이어가는 몽향 정철수의 몽평요..

 

유화나 수채화에 심취해 있었을때 난 내가 도자기를 할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수채화의 촉촉함이 좋았고 유화물감에서 풍겨나는 향이 좋았기에

난 쉽게 붓을 내려놓지 못한채 되지 않은 그림을 그린다고 그저 창작이 아닌

흉내내기에 바빳다는걸 깨달을때쯤 흙의 묘한 매력에 빠져 흙을 만지고

물레를 차서 그릇을 만들때만 해도 그 작업이 직업이될줄은  몰랐다

취미로 흙을 만지는게 즐거웠지만 그게 직업이 되고 돈벌이로 연결되다보니

흙을 싫어지고 지겨워지고 밤새 디자인생각으로 골머리를 섞히고 힘들때

난 과감하게 흙을 버리고 일반 사무실로 들어가 전혀 해보지 않았던

사무실일로 차츰 흙을 잊어가고 손끝에 감각까지도 무텨질때는 내가 언제

흙을만지고 도자기를 했던가 물레를 차면서 그릇을 만들어 도자위에 조각을 하고

상감을 덧칠했던가.. 하는 생각마저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여행을 하면서 제일 가기 싫었던곳이 도자기 있는 가마터였다

이천에서도 그랬고 강진에서도 그랬고 그리고 울산에서 마찬가지였기에

물레를차는 모습이나 토령기에서 가래떡 처럼 뽑아져나오는 흙이 보기가 싫어서

그저 문밖에서 지켜보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를 조바심 냈던게 몇번이였는지..

그곳에 자꾸 가게되면 감각도 생각도 무뎌지는 걸까...

요즘들어 자주 찾아가는 가마터는 조금 더 젊었을때 앉아 도자를 빗던

내 모습들이 자꾸 클로즈업되서 나타나니 세월이 지나면 모든게

다 추억으로 다가 온다는 말이 맞는거같기도하고 ....^^

 

 

이번에 찾아간 무안의 몽탄면 몽탄리 몽평요는 몽향 정철수님의

작업장이 있는 곳이며 대한명인 26호로 분청사기쪽에서는 꽤나 유명한 장인으로

이름을 나있기에 미천한 내가 그곳에 가까이 다가간다는것만으로

송구스러울정도로 카리스마 넘치는 그런 분이셨다

나중에 차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할때는 한없이 부드럽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이였다는걸 알았다..^^

직접 시범을 보여주시는 손끝에선 아직까지도 흙의 두께에 따라

흙을 끌어오리는 손에 힘이 들어갈정도로 섬세함을 느낄수가있었다

17살부터 흙을 만지면서 지금까지 하루도 쉬지않고 물레를 차고 가마에

불을 지피고 다 구어질때까지 마음조려가면서 억겁의 시간을 보냈기에

훌륭한 작품과 함께 그분의 명성까지도 높이 살수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분의 아들이 대를 이어 분청사기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고하니

우리나라의 또다른 맥이 끊어지지 않고 있음이 다행이고 자랑스럽다..

 

 

 

 

이천이나 여주쪽에 도자기 그리고 강진의 청자  그리고 울산에서 봤던 옹기류....

다 비슷해 보일수도있지만 재각기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흙에따라 달라지는

질감을 느낄수가있으며 상감이나 유약에 따라 빛의 강도도 틀리다는걸 느낄수가있다

그라인더에 칼을 갈아 섬세하게 조각도를 만들어 그림을 그리고거나 투각을 한

 분청사기가  낯설지가 않게 느껴진다...^^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다기에 차잎을 띠어 차한잔을 따뜻하게 마신다

코끝에서 느껴지는 독특한 차향과 다기그릇으로 따뜻함이 전해져온다

역시 뜨거운 여름에도 따뜻한 차를 마셔야 차향이 더 강하게 다가오는걸 느껴본다

 

 다시 흙으로 돌아갈수없는것들이지만 차마 버리지 못한채 차곡차곡 쌓여져있는게

예전에 나를 보는것같으니..^^  가마에서 꺼냈을때 갈라지거나 깨져있는것들도

난 쉽게 버리지 못했으니 내 자식을 버리는 느낌이였지도 모르겠다

 

 

여행은 가끔 나에게 그동안에 잊혀졌던 아니 잊고자 노력했던것들도

다시생각할수있게 해주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