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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경기도

초록물결 우음도.. 그 쓸쓸함에 대하여

우음도의 왕따나무.. 그리고 그 쓸쓸함에 대하여..

 

우음도는 몇년전 사진을 첨 찍고 배울때 아는 지인과 딱 한번 다녀온적이있었다

넓은 들판에 무성한 갈대밭과 잎마저도 가녀린 느낌이 들었던 나무한그루..

그리고 바로옆에는 지쳐보이는 쇼파가 놓여져 있었던 곳..

그 모습만으로도 고즈넉한 분위기보다는 몽환적으로 느꼈던건

나 혼자만이였을까...

그 모습과 분위기들이 잊혀지지 않아 무척이나 애먹었던 장소..

그리고 그후 3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또 다녀왔다

 

 

황금같은 연휴였지만 10시간걸려 내려간 통영과 남해여행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로인해

점점 지쳐가고있을때 날 좋은날에 다시 한번 본격적으로 돌아보고 이번여행은 답사를

온거라 스스로에게 위로를하면서 이번여행에 후회를 하지 말아야지 다짐을하면서

집으로왔지만 비오고 바람까지 불어댔던 날씨가 못내 서운하고 안타까운건 사실이였다

 

연휴 마지막날인 일요일은 빗줄기도 다소 약해지는 틈을 타 우음도를 다녀왔다

 예전에 다녀왔던 그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다시 느끼고 싶었던건지

갑자기 문득 그래 우음도로 가자.. 하면서 바로 그곳으로 향했다

예전하고 달라진건 별로 없지만 곳곳에 공사하는 모습이 이곳도 점점 변해가겠지..

하는 생각에 우음도도 사라져가는건 아닐까.. 걱정스럽기도했다

 

비가 온 다음날 오면 안되는데 날을 잘못선택했다...ㅡㅡ

이곳 우음도 예전에는 갯벌이 말라 뽀송뽀송했으며 신발 신고 걸어가도

거뜬할 정도였는데 비가 온뒤라 촉촉하게 아니  질퍽하게 젖어있는 땅속으로

신발이 들어가고 물이 들어가버려서 차로 저기 멀리보이는 나무있는 곳으로

갈려고했는데 옴폭 들어가는 갯벌위로 바퀴가 빠져 나오지 못하면 그것이

더 낭패일꺼란 생각이 들어 차를 다시 밖으로 몰고 그냥 운동화를 신은채로

그곳을 건너가기로 했는데 나중에 이곳을 빠져나올때는 거지가 따로없었다..

 

 

 

 

 

중간쯤 걸어갔을때는 벌써 신발도 젖고 양말도 젖어버렸다..

첨에 신발속으로 물이 들어갈까바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물있는곳을 건넜는데

신발이 빠지고 물이 들어가버리니 더이상 조심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텀벙텀벙 걸어가고 갯벌위도 막 헤집고 다녔다.. ㅎㅎ

아직 덜자란 갈대들이 화사한 색을 띠며 바람이 불때마다 샤르르륵~

소리를 내며 모두 같은 방향으로 들어눕는다..

그모습이 싱그럽고 어찌나 이쁘던지 한참을 쳐다보았다..

 

 

예전에는 넓은 3인용 쇼파였던거같은데.. 지금은 원형쇼파가 놓여져있었다

3인용도 원형도 왕따 나무옆을 여전히 지켜주고있으니 아무렴 어때..^^

그리고 순간 생각나는 건 이곳에 나말고는 아무도 없다는거..ㅡㅡ

이름모를 새들이 소리를 내며 가끔씩 날아가고 귓전에 스치는 바람소리만

웅~ 하고 들려올뿐 주변을 두리번 살펴보았지만 아무도없었다

순간 극심한 공포감이 밀려왔다...이곳에 올때까지는 어떻게 저곳까지 가지..

고민하고 걱정했기에 철저하게 혼자란 생각을 못했는데

이곳까지 오고 사진을 몇장찍고 보니 그때서야 밀려드는 공포감..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ㅡㅡ

부랴부랴 가방과 신발을 고쳐메고 때마침 내리는 비를 피하기위해

우산을 받쳐들고  바쁘게 그곳을 빠져나올때도 우산에 스치는

바람소리에 내가 놀래 주변을 두리번 살피기를 몇번한듯했다

내가 미쳤지.. 정말 미쳤지....

 

 

 

 

 

초록이 주는 싱그러움을 뒤로한채 뒤도 돌아보지 않은채 빠져나왔다

얼마쯤 왔을까.. 뒤로 돌아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들과 작별을 이제서야 해본다..

날씨화창하고 비 안오는날에 또올꺼라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이제 다 빠져나왔나보다 멀리 보이는 왕따나무를 뒤로한채 흙위에

보기좋게 발자욱을 내면서 텀벙텀벙 건너온 내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는다..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진분홍색 운동화를 꺼내 신었다

오늘 고생하고 더러워진 운동화.. 내가 깨끗하게 빨아줄께..

그리고 진흙탕으로 목욕을 해버린 무쏘~~ 세차 깨끗하게 해줄께..^^

 

진흙탕을 뒤집어쓴채로 버스한대가 들어온다...ㅡㅡ

어찌나 반가운지 버스에 대고 손을 흔들뻔했다....^^

 

혼자있어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아쉬움에 차안에서 한컷 찍어본다

좀더 갈대가 자라고 푸르름이 더해질때 오면 다른 부위기로 다가올듯하다..

외로워도 조금 참고 그모습 그대로 오래오래 남아있어주길 바래본다

우음도 왕따나무.. 그리고 그 쓸쓸함..

바람이 있고 새들이 있기에 가끔은 쓸쓸하지 않을거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