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처럼자유롭게/그리운전라도

이젠 기차도 서지않은 춘포역과 사라져가는것의 아쉬움

이젠 기차도 서지않는 간이역 춘포역과 사라져가는 모든것들의 아쉬움..

 

언제였었지.. 기억도 가물가물해져가는 내 학창시절 휴일이면 화구통을 챙겨서

교외선을 타고 경치가 좋은 조그마한 간이역에 내려 이젤을 세워두고 그림을 완성할때까지

꼼짝하지 않고 그림을 그리다가 저녁무렵 주섬주섬 화구통을 챙겨 기차를 타고

집으로 왔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역무원 아저씨가 항상 가지고 다녔던

기차표에 구멍뚫어줬던 펀치와 깊게 눌러쓴 밤색모자와 깃발은 지금도 생각난다

여행중에 기차를 만나거나 간이역을 만나게 되면 그때 그시절이 주책스럽게 생각이났고

아련한 옛추억들로 웃음이 나오거나 때론 슬퍼지기도 하는걸보면

크든 작든 추억거리가 있는건 참 좋은거구나~~~ 하고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추억어린 간이역에 기차가 서지않고 그나마 사라져간다면....

 

 

천년고도 마한 백제 향기가 살아숨쉬는곳 익산 춘포면에 위치한 춘포역

지금은 역무원도없고 역도 폐쇄가된 상태로 대한민국등록 문화재 210호로 남아있지만

한때는 춘포역은 1914년 11월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600여개의 역중에서 가장 오래된 역이였으며

일제시대에 수많은 쌀들을 수탈해가면서 온갖 시련을 겪어야만했던 아픔 과거를 간직한 역이다

들이넓다는 뜻을 가진 대장역이라 명명한 역사건물로 1996년에 춘포역사로 개칭되었고

슬레이트를 얹은 박공지붕의 목조구조로 소규모 철도역사의 전형을 잘 보여주고있다

 

 

 

굳은살이 두껍게 박혀버린 어르신들의 투박한 손처럼 레일위에 구조물들이

두껍게 녹이 쓴채로 지난 세월만큼이나 오래된 모습이지만 군더더기없이 일률적인

모습으로 가끔 춘포역을 스쳐지나는 기차들의 힘찬 소리만 레일위에 전해줄뿐

더이상의 소리는 들리지 않으니 잊혀져가거나 사라져가는 현실속에서 아쉬움만 느껴질뿐이다

귀를 기울이면 멀리서 기차가 오는걸 알수있으며 못을 올려놓으면 제대로 날카로운

날을 가진 칼로 변하며 젊은날에 데이트할때면 레일위를 팔짱끼고 걸었던 추억까지도

레일위에앉아 우린 참 많은 이야기를 했던거같다....

 

대한민국등록문화재 제 210호 익산춘포역사..

대한민국등록 문화재란...문화재청장이 문화재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

문화재가 아닌 문화재중에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여 등록한 문화재이며

특히 일제강정기 이후 근대에 생성, 건축된 유물및 유적이 중점적으로 등재되어있다고한다

따라서 이곳 춘포역사도 등록문화재에 대한 효율적인 보존, 관리및 활용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에 있으며 훼손방지및 안전을 위하여 현재 출입제한을 하고있다고한다

 

 

 

 

 

 

 

 

 

 

 

 

 

 

춘포역사를 조금 벗어나 마을로 들어서게되면 오래된 집들이 훼손되어 있는걸 볼수가있는데

지저분하다는 느낌보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더 드는건 한때는 크게 농사를 짓거나

부유했었을 집들이 크게 훼손되어있고 보존되지 못한채 방치되어 있는게 많이 아쉬웠다

때론 이곳 주민들이 살고있는 집들도 몇군데 있었지만 대부분집들이 비어있었고

커다란 자물쇠가 채워져있어서 빈집임을 이야기해준다

다들 어디로 갔을까.....

 

이젠 기차도 서지않아 점점 잊혀져가는 춘포역옆에 또 사라져가는것들..

많은 아쉬움을 뒤로한채 이곳을 벗어나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