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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행복하게/오래간직하기

요즘엔 엄마옷에 묻은 김치국물만 봐도 마음이 아프다..

우리 엄마는 동네에서 아주 작은 식당을 한다

생선을 손질하고 매운탕을 끓이고 그리고 회무침을 한다

그래서 항상 옷에는 김치국물이나 고추가루가 묻어있다

어제 엄마 가게가서 모처럼 효녀좀 되어볼까하고 갔다가

엄마 옷에 묻은 김치국물을 보고 마음이 먹먹해졌다..ㅡㅡ

 

보기싫어서 옷을 갈아입으라고했는데 안갈아입길래

울컥하는 마음으로 좀 짜증을 냈다..

그렇게 울컥해서 한마디 하고나서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왜 난 꼭 그렇게 엄마한테 그런식으로 말을해서 엄마도 나도

마음이 편치않게 할까..

 

옷에 묻어있는 김치국물..ㅡㅡ

이모습이 나를 울컥하게 만들었다..

 

엄마한테 짜증을 내고 내내 마음이 안좋았다

그래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그릇들을 설겆이를 했다

해도해도 끝이없었다..ㅡㅡ

이렇게 많은 그릇들을 하루종일 몇번이나 했을까..

그런 생각에 마음이 또 다시 아파왔다

피곤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엄마한테 소홀히 했던 내가 미웠다

엄마.... 죄송해요..

 

열심히 열심히 하다보니 그릇들이 끝이 보이고..^^

깨끗하게 설겆이를 하고 차곡차곡 쌓아놓은 그릇들을 보니

기분 뿌듯했다... ㅎㅎㅎㅎㅎ

모처럼 바람이 이쁜짓좀 했다..^^

 

 

손님이 먹고간 자리는 항상 지저분하다..

엄마 생각을 해서그런지 난 가끔 밖에서 밥을 먹을때는

음식은 음식대로  쓰레기는 쓰레기로 따로 모아두는 버릇이 생겼다

그렇게 모아두면 그릇 치울때도 편하고 분리수거할때도

편할거라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너저분한 상을 치우니

내가 그동안 잘하고있었구나 하고 생각한다..^^

 

엄마가 나하고 여동생준다고 맛있게 담아놓은 파김치..

집에갈때 이걸 또 바리바리 싸준다..^^

 

멸치랑 진미채 무침까지..

푸짐하고 부자가 된 기분이다...^^

 

오늘 많은 그릇 씻느라 고생한 내 손~  ^^

그릇을 씻고 이것저것 불편함없이 움직일수있는것도

엄마가 아무 탈없이 낳아준 덕이 아닐까 싶다..

 

예전에는 아니 지금도 그렇지만 엄마 식당을 가는걸 참 싫어했다

아는척 하는 단골 손님들한테 일일이 인사하는것도 싫었고

엄마가 고생하는것도 보기 싫었던 이유중에 하나였을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자주 자주 찾아가서 좀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아픈곳없이 오래오래 살아주셔서 고맙고

오랫동안 내곁에 머물려 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해야겠다..